정치
19세기 출생 '유령의사'…여전히 진찰 중?
입력 2009-10-04 19:41  | 수정 2009-10-05 07:30
【 앵커멘트 】
1900년에 출생해,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의사들이 서류상으로는 여전히 살아서 의료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사망자의 면허가 제대로 말소되지 않는 등 의사 면허관리에 허점이 드러났습니다.
임소라 기자입니다.


【 기자 】
고 서재필 박사와 절친한 사이로, 서 박사의 회고록을 쓰기도 했던 손금성 전 대한의학협회 회장.

1900년생으로 생존해있다면, 손 박사의 나이는 110세.

이미 훨씬 전에 사망한 인물이지만 손 박사의 면허는 아직도 말소되지 않고 보건복지부에 등록돼 있습니다.

행정상으로는 살아서 진료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애주 한나라당 의원이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금도 사용할 수 있는 1900년도 출생자 의사면허는 12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죽은 사람의 의사 면허를 다른 사람이 악용할 소지가 있다는 점입니다.

더욱이 이같은 허위 현황 자료가 각종 의료정책의 기본 자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정부 정책의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에 대해 1980년대 후반 행정부의 주민등록 전산화 과정에서 사망자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해명합니다.

이애주 한나라당 의원은 이와 관련해 선진국처럼 의사와 간호사 면허를 정기적으로 갱신하도록 하는 등 면허정비 관련법을 발의한 상태입니다.

▶ 인터뷰 : 이애주 / 한나라당 의원
- "74년 이후 한 번도 면허에 대한 것을 재조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국민한테 상당한 피해가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은 행정 허점 하나 때문에 국가 의료정책의 기초 자체가 흔들리고 있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MBN 뉴스 임소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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