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적 어려움"…여수 치킨집 사장님, 경영난에 숨진 채 발견
입력 2021-09-13 08:32  | 수정 2021-09-20 09:05
"부모님께 죄송하다" 유서 발견
서울 마포 맥줏집 사장님도 숨져
코로나19 따른 영업제한 정책 '시름'

전남 여수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던 A 씨가 경영난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벼랑 끝 몰린 자영업자들

오늘(13일) 경찰에 따르면 어제(12일) 오전 11시 40분쯤 전남 여수의 한 치킨집 사장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 씨가 남긴 유서에는 '경제적으로 힘들다.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유서가 발견된 점 등을 고려해 타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최근 경영난 등에 따른 자영업자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면서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A 씨에 앞서 서울 마포에서 23년째 맥줏집을 운영하던 B 씨도 지난 7일 자택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B 씨는 한때 매장을 4개까지 운영했으나 2년 동안 이어진 코로나19에 따른 영업 제한 정책으로 가게를 1개로 줄이는 등 경영난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월세 1천만 원과 직원들의 월급을 감당하지 못할 지경에 이른 B 씨는 숨지기 전 살던 집의 원룸을 빼 직원들의 월급을 충당하기도 했습니다.

숨진 B 씨의 휴대전화에는 채권을 요구하거나 집을 비워달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들이 와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 씨의 빈소에는 고인과 함께 일한 직원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온라인 추모 공간도 "감사했다"는 글로 채워졌습니다.

A 씨와 B 씨의 소식이 전해지자 회원 수 82만여 명의 인터넷 자영업자 카페에선 "눈물이 복받친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등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영업제한 풀어달라"…"정책금융 확대 등 고려 중"


한편,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한 달 재연장하자 자영업자들은 지난 9일 정부에 영업시간·인원 제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생계의 벼랑 끝까지 몰려있다"라고 호소했습니다.

실제로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 발생 이후 자영업자는 지난 1년 6개월간 66조 원 이상의 빚을 얻었으며 45만 3천 개의 매장이 폐업했습니다.

이에 어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 부분을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민 정책금융 확대,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정책금융 확대, 상환 부담 감소 등의 대책을 고려한다고 밝혔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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