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說] 아이유도 막혔다…웨이보, 韓 연예인 팬클럽 계정 21개 정지
입력 2021-09-06 20:08  | 수정 2021-09-13 21:05
중국, ‘문화권력’ 만드는 팬덤 규제
“비이성적으로 스타 추종”…‘홍색 정풍’ 일환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가 아이돌 팬덤 문화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 가운데 이번에는 한국 연예인 공식 팬클럽 계정을 돌연 정지시켰습니다.

오늘(6일) 펑파이(澎湃)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웨이보는 비이성적으로 스타를 추종하고 응원하는 내용을 전파했다”는 이유로 한국 연예인 팬클럽 계정 21에 대해 30일간 정지 조치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팬클럽에는 방탄소년단(BTS), 아이유, 태연, 블랙핑크 리사·로제, 엑소(EXO) 세훈, 아이즈원 출신 장원영 등이 포함됐습니다. 웨이보 측은 이들 계정에 대해 구체적인 규정 위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같은 조치는 중국 연예계에 이른바 ‘홍색 정풍 운동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방송규제기구인 국가광전총국은 지난 2일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의 출연 엄금하는 등의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문제 연예인을 겨냥한 것뿐 아니라 무분별한 팬덤 등 대중문화를 철저히 당 통제 안으로 편입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웨이보 측은 해당 조치는 지난달 27일 중국 공산당 중앙 인터넷 안전 정보화 위원회 판공실이 발표한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에 따른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이 방안엔 미성년자가 연예인을 응원하기 위해 모금 응원과 고액의 소비를 유도하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합니다. 또한 온라인상에서 연예인 팬클럽끼리 욕을 하거나 유언비어를 퍼뜨리며 싸우는 것을 금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생일 이벤트가 논란이 됐습니다. 웨이보 팬 계정에서는 지민의 생일을 위한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3분 만에 100만 위안(1억 8000만 원)을 돌파했고, 모금액은 항공기, 유력 신문에 축하 광고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사진이 공개되자 웨이보는 60일간 팬클럽 활동 중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이같은 스타들에 대한 관리 강화 및 팬덤 고강도 규제는 사회 현실을 반영하고 비판 기능이 있는 대중문화의 기능을 상실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의 팬덤 규제에 대해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향한 ‘빅테크 때리기와 비슷한 맥락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정치 및 경제 영역을 넘어 문화 영역에서도 절대적 권위의 공산당에 도전할 수 없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한편, 정풍운동은 1940년대 마오쩌둥의 공산당 사상을 더욱 굳건히 하고 당내 잘못된 풍조를 바로잡기 위해 벌어진 정치문화운동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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