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출연] '고발 사주' 의혹 파장…진실은?
입력 2021-09-06 19:20  | 수정 2021-09-06 19:54
【 앵커멘트 】
사회부 김지영 기자와 고발 사주 의혹 관련해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김 기자, '고발 사주 의혹' 증거들이 나오고 있는데, 어디까지가 사실인 건가요?

【 김지영 기자 】
일단 '고발 사주' 의혹의 증거로 나왔던게 고발장인데요.

해당 의혹을 처음 보도한 언론사가 조금 전 고발장 20장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앞서 알려진 것처럼 고발인란은 빈칸이고, 피고발인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최강욱·황희석 당시 열린민주당 국회의원 후보자, 기자 등 13명입니다.

그리고 다른 증거로는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실명 판결문을 보낸 텔레그램 기록이 있습니다.

이 증거들만 보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보좌하던 대검 간부가 야권에 여권 인사들과 언론사 관계자 등 13명을 고발해 달라고 사주한 정황이 있다고 의심할 만한 여지는 있습니다.

【 질문 2 】
고발장이 공개됐으니 이제 작성자가 관건이겠네요?

【 김지영 기자 】
네, 손 검사와 김 의원이 부인해도 일단 사주 의혹이 제기된 고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 의혹으로 덮을 단계는 지났습니다.


고발장에는 공직선거법위반과 명예훼손 혐의가 담긴 범죄 사실, 고발 이유 그리고 결론 등 본문만 13장에 달합니다.

일각에선 해당 고발장이 검찰 공소장과 유사한 형태로 매우 전문적으로 작성됐다며 검찰 내부 작성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윤석열 캠프 측은 "고발장은 공개자료를 토대로 누구나 작성 가능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언론기사 외에는 비공개 정보나 사실, 내밀한 내용이 없고 오히려 표현이 정치적이고 법적 표현 적어 시민단체나 제3자가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 질문 3 】
고발장 작성자라고 지목된 당시 손 검사의 직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윤석열 전 총장의 측근이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 김지영 기자 】
당시 손 검사의 직책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입니다.

수사정보정책관은 총장의 눈과 귀로 불리며 전방위 범죄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손 검사를 윤 전 총장의 측근으로 분류하지 않는 시각이 많습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윤 총장의 손발로 평가되던 대검 지휘부를 물갈이했습니다.

이후 손 검사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오게 되는데요.

윤 전 총장과 가까운 특수부 라인이 차지하던 자리를 대신할 인사를 찾다 보니 주로 기획부서에서 오래 근무한 손 검사를 임명한 겁니다.

손 검사는 대검 정책기획과장과 법무부 검찰과 검사 등을 거친 검찰 내 엘리트 검사로 꼽히긴 하지만 흔히 얘기하는 윤 전 총장의 측근으로 꼽히진 않습니다.

또 이미 추미애 인사로 채워진 대검 공공수사부에 수사를 의뢰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 질문 4 】
고발 사주 의혹이 공방으로 치닫는 모양새인데 이제 수사기관의 역할이 중요하겠네요?

【 김지영 기자 】
네, 현재 대검과 법무부에서 진상조사가 진행 중이고, 오늘 공수처 고발도 이뤄졌는데요.

일단 대검 감찰부는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실명 판결문을 열람 기록을 살펴볼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판결문은 형사사법정보시스템, 킥스를 통해 당사자와 현직 판·검사만 열람이 가능하고 열람 기록은 전산망에 남습니다.

하지만 손 검사 또는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열람 기록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를 바로 고발장 작성으로 연관 짓긴 어렵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손 검사는 업무상 판결문 열람이 가능한 자리"라며 "해당 판결문을 열람한 판·검사 모두가 진상조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감찰부 진상조사를 통해 범죄 혐의가 포착되면 대검과 법무부가 협의를 거쳐 강제수사 전환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5 】
현재 보도되고 있는 의혹이 사실이라고 드러난다고 해도 결국엔 윤 전 총장이 관여했는지가 쟁점이 될 것 같은데요?

【 김지영 기자 】
네, 고발 사주 의혹의 끝에는 결국 윤석열 전 총장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게 여권 공세의 핵심입니다.

하지만 손 검사가 강력히 부인하며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고 대검의 진상조사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당연히 윤 전 총장의 지시가 있었는지를 밝히는 건 훨씬 더 어려운 일일 텐데요.

때문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진실 규명보다는 정치적 공세가 당분간 계속되지 않을까 예상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 앵커멘트 】
네,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 김지영 기자 gutjy@mbn.co.kr ]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