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60년 만의 부부 재회
입력 2009-09-29 23:36  | 수정 2009-09-30 08:52
【 앵커멘트 】
2차 이산가족 상봉에도 참 애절한 사연들이 많습니다.
60년 만에 재회한 부부가 있는가 하면, 100세의 어머니가 장수한 덕분에 75세의 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박호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칠순이 넘은 딸이 휠체어를 탄 백발의 어머니에게 달려가 털썩 주저앉습니다.

이내 딸들이 어머니를 둘러싸고 오열합니다.

"언니, 언니, 언니…" "울지마라, 엄마, 엄마, 엄마"

6·25 전쟁 때 경기여고 1학년이었던 셋째 딸 리혜경 씨가 60년 만에 어머니의 눈물을 닦아줍니다.

어머니는 100세로 이번 상봉행사에서 최고령자입니다.


▶ 인터뷰 : 김유중 씨(100세)/북측 딸 만남
- "서로 만나니까 기쁘죠."

60년을 기다려 만난 부부는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습니다.

다섯 살 때 두고온 딸에게도 미안함에 연방 눈물을 훔칩니다.

아내는 남편이 의용군에 끌려간 뒤 소식이 끊겼지만 재혼하지 않고 두 자식을 키웠습니다.

북측의 최고령자인 전기봉 할아버지는 딸을 만나면서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 인터뷰 : 전기봉 씨(85)/남측 딸 만남
- "할머니 묘지 어디 있어. (사진 다 찍어 왔어요.) "

이번 상봉자 중에는 전쟁 중에 사라진 누나를 기다리며 한 번도 이사를 하지 않고 낡은 한옥을 지켜온 동생도 있습니다.

또 형을 대신해 의용군에 끌려간 동생은 조카를 끌어안고 형을 그리워했습니다.

이산가족들이 저마다 가슴에 품은 한과 사연을 풀어내기엔 2박3일은 짧아 보입니다.

MBN뉴스 박호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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