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50대 남성 A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주한미군이라고 주장하는 여성과 결혼을 약속했다. 이 여성은 "결혼 준비를 위해 필요한 돈과 예물이 든 가방을 한국으로 보냈는데 갑자기 세관 통관에 문제가 생겼다"며 A씨에게 통관 수수료를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1000만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보냈으나 이 여성은 재차 추가 송금을 요구했다. A씨는 세관에 통관 절차를 문의하는 과정에서 사기 피해를 당한 사실을 알게됐다.
최근 세관에 물품 압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문의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민원이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사기로 확인돼 주의가 필요하다.
'로맨스 스캠'은 SNS나 이메일 등 온라인으로 접근해 호감을 표시하고 신분, 재력, 외모 등으로 신뢰를 형성한 후 각종 이유로 금전을 요구하는 신종 사기 범죄다.
실제 인천공항을 관할하는 인천본부세관에는 이 같은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대부분 사기 사건으로 확인되고 있다.
60대 남성 B씨는 지난달 6일 시리아에서 임무 중인 미군이라고 밝힌 남성과 1년 간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다 사기 피해를 당했다.
B씨와 친분을 쌓은 외국인은 시리아에서 달러와 고가 물품이 든 가방을 B씨 집으로 보내는 서류를 보여주며 통관 수수료 명목으로 600만원 송금을 요구했다. 이후에도 이 외국인은 B씨에게 추가로 1000만원을 요구해 사실 관계 확인 과정에서 사기 행각이 드러났다.
30대 여성 C씨도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된 남자친구에게 1000만원의 사기 피해를 당했다. C씨는 "필리핀에서 20만달러를 갖고 국내 입국하려다 외환신고를 하지 않아 법 위반으로 지금 세관에 붙잡혀 있는 상황이니 빠른 통관을 위해 1000만 원을 보내달라"는 남자친구 재촉을 믿고, 세관 확인 없이 송금을 했다 피해를 입었다.
인천본부세관은 "SNS를 통해 알게 된 누군가가 외국에서 국내로 보낸 물품 통관과 관련해 금품을 요구한다면 사기 가능성이 높다"면서 "사전에 세관에 문의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홍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