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하늘로 떠난 숙모에게 '양떼'로 전한 마지막 인사
입력 2021-08-26 09:42  | 수정 2021-11-24 10:05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장례식에 참석 못해
사이먼과 가펑클 'Bridge over Troubled Water' 배경 음악 편집


코로나19로 인해 사랑하는 숙모의 장례식에 갈 수 없던 한 농부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지막 인사를 전한 것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25일, 가디언, ABC뉴스 등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주에 사는 농부 벤 잭슨은 두 달째 이어지는 봉쇄조치로 인해 브리즈번에 있는 숙모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의 숙모는 2년 동안 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는데, 잭슨은 "불행하게도 그녀가 이겨내지 못했다"며 "이런 슬픔이 찾아오니 너무나 무기력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말을 해야 할지도 떠오르지 않았다"고 숙모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봉쇄조치가 내려진 것을 언급하며 "아무도 이러한 슬픔을 준비할 수 없었다. 숙모가 떠날 때 잘 가라는 작별 인사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숙모를 향한 사랑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쩔쩔매던 그는 양에게 먹이를 주는 도중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양떼들로 큰 하트를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잭슨은 "첫 번째 시도에서 만들어진 모양은 그냥 이모티콘 같았다"며 "그건 내가 정확히 원했던 것이 아니었다"고 전하면서 4번의 시도 끝에 하트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양들로 만든 하트를 드론으로 촬영해 브리즈번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송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영상에 사이먼과 가펑클의 노래 'Bridge over Troubled Water'(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와 함께 입혀 숙모의 장례식에서 틀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잭슨은 코로나19 사태로 봉쇄조치가 내려지기 전 평소 숙모는 그의 농장을 방문하고 그가 하는 일들에 대해 듣는 것을 즐겼다고 전했습니다.

"내가 하트를 만들었을 때 숙모가 하늘에서 사랑하는 이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잠깐 멈추고 내 마음을 한 번만 내려봐 줬으면 좋겠다"고 전한 잭슨은 "이 양떼 아트로 단 한 사람이라도 웃음을 지을 수만 있다면 숙모는 아마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잭슨은 "나는 우울감과 관련해서 전문가는 아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봉쇄 조치 등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다"라며 "호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평소처럼 연결되지 못한다는 느낌으로 힘들어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잭슨은 이번 양떼 아트가 처음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전에도 거대한 ABC 로고를 만드는 등의 시도를 했었지만, 그는 이번 아트는 온전히 그의 숙모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지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jihye613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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