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보유 중인 '르노삼성자동차' 지분의 매각을 추진한다.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거래가 성사되면 삼성그룹은 약 25년 만에 완성 자동차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떼게 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보유 중인 르노삼성자동차 지분 19.9%를 매각하기 위해 인수자를 찾고 있다. 매각 주관사 삼성증권은 최근 다수의 사모펀드(PEF)에 투자와 관련된 안내서를 배포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르노그룹(Renault Group)과 삼성카드의 합작회사로 지난 2000년 설립됐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삼성차 지분을 르노가 인수하며 조인트벤처의 형태가 됐다. 전년도 매출액은 3400억원으로 직전년(4677억원) 대비 약 27% 가량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796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영업손실을 거둔 것은 약 8년 여 만이다.
시장에서는 삼성그룹의 지분 정리가 사실상 시간 문제였다는 입장이다. 삼성 입장에선 완성차 사업의 중요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8월 르노삼성과의 브랜드 이용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유예기간이 끝나면(2023년 이후) 사명에서 '삼성'을 제외해야 한다.
투자 유인이 마땅치 않다는 점은 문제로 꼽힌다. 경영권이 아닌 소수 지분인데다 완성차 업체여서 향후 성장 동력을 모색하기 어려워서다. 시장 관계자는 "지분을 정리하려는 건 맞지만 인수 후보군이 마땅치 않아 거래가 진전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카드 지분을 르노가 사주는 게 가장 최선의 시나리오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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