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동 자제" 당부에도…하늘길, 휴가철 맞아 이용객 급증
입력 2021-08-14 11:00  | 수정 2021-08-21 11:05
'7말8초' 비수도권 중심 이용객 증가
"거리두기 효과 감소…고강도 억제 필요"

오늘(14일)까지 40일 연속 네 자릿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 '4차 대유행'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고 단계로 상향했음에도 국내 공항 이용객 수는 휴가철을 맞아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거리두기 4단계에도 휴가 맞아 하늘길 수요 급증

오늘(14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1일까지 31일간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 여객 수(출발·도착 합계)는 587만759명이었습니다.

이는 작년 동기 국내선 여객 544만 9,509명을 7% 웃돈 것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동 기간(571만 3,554명)보다도 2%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거리두기 최고 수준인 4단계를 적용했음에도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자 비수도권 휴가지를 중심으로 이동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한 달간 제주공항에는 231만496명이 몰렸고, 김포공항에는 195만 8,307명, 김해공항에는 75만 5,171명이 방문했습니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게 시행 이후에도 확산세가 전국으로 확산하자 정부는 지난달 26일 비수도권 거리두기를 일괄 3단계로 상향했습니다. 그러나 '7말 8초' 휴가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공항 이용객은 오히려 직전 2주보다 늘었습니다.

전문가들 "고강도 억제해야"…새벽 통행금지 주장도


감염병 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을 꺾기 위해서는 정부의 이동 자제 당부와 고강도 억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달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초반에는 감염 전파 차단 효과가 약 30%까지 상승했다"면서도 "이후 7월 말부터 이동량이 20∼30%가량 늘면서 효과가 점점 감소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엄 교수는 "염 재생산 지수(확진자 1명이 몇 명을 더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지수)도 7월 초 1.3∼4에서 1.1 남짓까지 내려갔지만 더는 줄지 않고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도권 감염자들이 비수도권으로 이동해 감염시키고, 다시 감염된 분들이 수도권으로 돌아오는 악순환이 일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거리두기 격상에도 이동량 감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을 두고 과거 질병관리본부장을 맡았던 정기석 한림대 의대 교수는 "외국처럼 자영업자 보상을 전제로 저녁에 식당과 술집 등의 문을 닫고 새벽 시간대에는 통행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권했습니다.

한편, 오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930명으로 지난해 광복절 연휴가 끝나고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2차 대유행'이 도래했기에 다시 한번 연휴를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입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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