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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크래프톤 직원은 알고 있었다"…사내청약 5분의 1, 크래프톤 주가 울상
입력 2021-08-11 15:10  | 수정 2021-08-11 15:28
[사진 출처 = 연합뉴스]

IPO 슈퍼위크가 마무리돼 가는 가운데 증시에 데뷔한 대어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크래프톤은 우리사주의 청약 경쟁률이 매우 저조했다. 반면 똑같은 고평가 논란을 겪었음에도 우리사주 청약이 활발했던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승승장구하고 있어 주목된다.
공모주 투자수익률…크래프톤 16%↓·카카오뱅크 94%↑

11일 오후 2시 15분 현재 상장 이틀째를 맞은 크래프톤은 전일 대비 3만7500원(8.26%) 하락한 41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크래프톤의 공모가는 49만8000원이다. 공모주 투자자들은 현재 16.3%의 손실을 입고 있다.
상장 첫날 시총 19위였지만 LG생활건강과 SK텔레콤에 밀리면서 21위로, 2계단 떨어졌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순항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6.02% 오름세다. 공모가 3만9000원에 비해 94.1% 높은 금액이다.
크래프톤의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사주 청약 결과도 재조명받고 있다.
크래프톤은 IPO 당시 전체 공모주식의 20%인 173만846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했다. 이 가운데 실제로 크래프톤 직원들이 청약한 주식수는 35만1525주에 그쳤다. 청약율은 20.3%에 불과했다. 미청약된 137만주 가운데 94만주는 기관 투자자에게, 43만주는 개인 투자자에게 배정됐다.
지난해 SK바이오팜으로 대어급 IPO 종목의 불패 신화가 시작된 이후 이 정도의 낮은 우리사주조합 청약율은 보기 힘들었다.
대어급 IPO 종목들의 우리사주 청약율은 SK바이오팜이 62.5%,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66.0%였다. 카카오게임즈와 하이브는 100%의 경쟁률로 완판에 성공했다.
1인당 청약금액을 봐도 크래프톤 우리사주 청약 열기는 카카오뱅크에 비해서는 미지근했다.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직원수가 1264명이다. 이번 IPO에서 직원 1인당 1억4000만원 가량을 청약한 셈이다. 직원수가 200명을 약간 웃도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경우 직원 1인당 13억6000만원어치의 자사주를 청약했다. SK바이오팜은 직원 1인당 5억5000만원, 하이브 5억240만원, SK바이오사이언스 3억5300만원 순이었다. 카카오게임즈는 1억60만원이었지만 이 회사의 우리사주 배정분이 100% 완판된 상황이었다.
카카오뱅크의 우리사주조합 청약은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카카오뱅크의 우리 사주 청약 경쟁률은 97.4%를 기록했다. 1309만주가 배정됐는데 1274만주의 청약이 들어왔다. 직원 1인당 4억9000만원을 청약했다.
[박형기 기자]
카카오뱅크 직원들이 5억씩 자사주 살 때 크래프톤은 단 1억어치만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모두 IPO 과정에서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있었던 곳이다. 금융당국에서 두 회사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해 나란히 공모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5조6783억원으로 하나금융(15조5400억원)보다 컸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말 기준 총자산은 29조원, 하나금융지주는 476조원으로 자산 규모가 16배 가량 차이가 났기 때문에 공모가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현재 카카오뱅크는 35조원의 몸값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크래프톤도 공모가가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크래프톤의 공모가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7~30배 수준이다. 크래프톤 상장 이전 게임 대장주였던 엔씨소프트의 22배보다 훨씬 높다.
두 회사에서 똑같이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생겼지만 카카오뱅크에서는 우리사주조합분의 청약이 거의 완판됐고, 크래프톤에서는 불과 5분의 1만 팔렸다. 또 상장 이후 주가도 우리사주조합 청약 분위기를 따라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크래프톤의 낮은 우리사주조합 경쟁률은 상장 초기 주가 약세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에 대해 "4분기 출시되는 신작의 흥행을 가정한 매출처 다변화를 고려하더라도 게임업 단일사업을 영위하는 상황에서 유지되기는 어려운 밸류에이션 수준"이라며 "저조했던 일반 청약율, 거의 청약이 없었던 우리사주 등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의 출회물량 압박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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