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에비아 섬 산불 8일째…이탈리아까지 위험

490㎢ 산림 소실…서울 면적 2/3
이탈리아 아스프로몬테 국립공원에도 산불

그리스 에비아섬에서 화재가 발생한지 8일째가 됐지만 불길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AP·AFP 통신은 이번 화재로 인해 현지시간 10일을 기준으로 섬내 490㎢ 규모의 산림이 황폐화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서울 면적의 3분의 2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현재까지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부상자는 다수입니다.

그리스를 중심으로 루마니아, 세르비아,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에서 파견된 총 900여 명의 소방관이 진화 작업에 힘 쓰고 있지만 섭씨 45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에비아 섬을 뒤덮은 불길은 잠잠해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에비아 섬은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섬으로, 주민 20만 명이 살고, 아테네 시민들이 여름철 즐겨찾는 휴양지로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지난 3일 시작된 산불 이후로 섬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화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주민과 관광객 등 3천여 명이 페리선을 타고 섬을 떠났으나 여전히 많은 주민들이 집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섬에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화재로 인해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기고 방화복과 헬멧 등의 기본적인 보호 장구도 없이 주민들은 목숨을 걸고 진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에비아섬에 발생한 산불/사진=AFP·연합뉴스

또 다른 화재 피해 지역인 남부 펠로폰네소스 반도는 진화 작업이 진전을 보이는 듯 했으나 새로운 불씨가 계속해서 나타나며 다시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당국은 화재 위험에 노출된 20여 개 마을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현장에 소방관들을 추가적으로 투입했습니다.

에비아 섬 다음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아테네 북부의 아티카 지역은 일단 큰 불길이 잡히면서 한숨을 돌리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스 수사당국은 현재 16명을 체포해 방화 또는 과실에 의한 화재에 대한 경위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스와 이웃한 이탈리아 남부지역도 화재로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특히 칼라브리아주의 아스프로몬테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산불이 빠르게 번지면서 자연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레오 아우텔리타노 국립공원관리소장은 소방 인력이 빨리 도착하지 않으면 자연보호구역 전체가 파괴될 것이라며 현재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보호구역도 훼손 위험에 놓였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