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말복인데 삼계탕이나 했다가…" 한 그릇에 1만8000원? 차라리 대형마트 간편식 산다
입력 2021-08-10 11:06 
삼계탕. [사진 출처=픽사베이]

올해 삼복 더위에 보양 간편식(HMR) 매출이 크게 뛰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식 기피현상이 나타난데다 전반적인 외식비가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삼계탕 등 보양 식재료 가격마저 천정부지로 치솟자 간편식으로 대신하려는 수요를 부추겼다.
1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과 부산, 대구 등 주요 도시의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일제히 올랐다. 대구와 인천이 1만35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3.7% 올랐고 이어 경기(1만4346원·3.6%), 부산(1만3571원·3.1%) 등의 순이다.
서울의 경우 1만4077원으로 2.7% 감소했으나 유명 음식점 삼계탕 한 그릇의 경우 1만6000원~1만800원에 육박하는 등 소비자들의 부담은 여전하다. 주부 구모(56)씨는 "매년 중복이면 친구들과 유명삼계탕집에서 모임을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각자 집에서 해먹었다"고 말했다.
집에서 직접 삼계탕을 끓이는 것도 부담이다.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와 폭염으로 식재료 가격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닭고기(1㎏) 소매가는 5626원으로 1년 전(4983원)보다 13% 올랐다. 주요 온라인몰에서는 영계(500g) 두 마리가 8000원~1만원에 팔린다. 찹쌀(1㎏) 가격도 4347원에서 5026원으로 15.6% 비싸졌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간편식 코너에서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연합뉴스]
외식비와 식재료 부담에 보양식 수요는 자연스레 간편식으로 몰렸다. 편의점 CU에서는 올해 초복과 중복 관련 상품 매출이 각각 전년대비 88.1%, 67.1% 증가했다. CU는 올해 복날을 맞아 반마리 삼계탕과 오리고기 도시락 등을 출시한 바 있다. CU 관계자는 "올해는 복날 불특정 다수가 밀집되는 식당대신 편의점 보양식을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SG닷컴에서도 지난달 보양 간편식 판매량이 전년대비 104% 증가했다. 삼계탕을 비롯해 '벽제갈비 벽제설렁탕'과 '삼원가든 갈비탕' 등 레스토랑 간편식(RMR) 제품도 판매 상위권에 올랐다. 마켓컬리에서는 지난달 중복 기획전에서 간편식 매출은 전체의 46%를 차지했다.
신세계푸드가 출시한 '올반 삼계탕(900g)' 가격은 9680원이다.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 중인 올반 삼계탕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동월대비 49% 증가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무더운 날씨에 오랜시간 화력을 사용하지 않고도 금방 데워서 먹을 수 있는데다 1만원 이하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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