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생수만 24병' 시키고 "너무 싱거워요" 별점 테러
입력 2021-08-09 08:47  | 수정 2021-11-07 09:05
엘레베이터 없는 5층 건물에 생수만 24병 배달
"너무 싱거워요" 평가와 함께 별점 5개 중 1점
"업주 분들 괴롭히지 말고 그냥 집에서 해드시라"

음식점에 생수 24병을 주문한 고객이 '너무 싱겁다'며 별점 테러를 가한 소식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제(7일) 페이스북 '송탄) 말해드립니다'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익명의 게시자가 하소연하는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진짜 생수 24병만 주문해서 고민고민하다 보내줬는데 이건 너무하다"라는 말로 시작된 글은 음식대신 생수만을 주문한 뒤 '싱겁다'는 평가와 함께 별점 5개 중 1점을 받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게시물에 따르면 음식점 업주는 오전 2시 30분께 주문을 받았는데, 주문서에는 500ml 생수 24병만이 적혀있었습니다. 업주는 엘레베이터도 없는 5층 건물에 물을 가져다 주어야 하는 배달 기사님도 걱정돼 주문을 받을까 고민했다가 결국 주문을 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업주는 "요즘 배달 업종은 다 리뷰로 먹고 산다"라며 "이게 뭐하는 짓이냐. 정성정성하시는데 업주 분들 정성 쏟은 음식이고 음식이 하자가 있다면 겸허히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사과하겠다. 그런데 생수 시켜놓고 싱겁다?" 라고 말하며 진상 손님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업주에 따르면 해당 고객은 다른 가게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물을 시켰으며, '정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별점 테러를 해왔다고 알려졌습니다.

다소 격양된 어투로 "업주 분들 괴롭히지 말고 그냥 집에서 해드시라. 아니면 매너 좀 지키고 주문하시든가" 라며 하소연을 한 업주는 어제(8일) 다시 커뮤니티에 새로운 글을 올렸습니다.

먼저 "생수 글 올린 사람이다. 일단 두서없이 화난 상태에서 (글을) 써서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이 애초에 주문을 왜 받은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한 데 대해 "(자신도)고민하다 배달 가시는 기사 분이 오셔서 이런것도 가신다고 하셔서 드리고 죄송하다고 하고 보내드렸다"며 "일단 주문 자체를 받은 것이 제 실수였던 것 같고 기사님이 가신다 하셨어도 드리면 안됐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식당이나 매장에서 파는 음식은 고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가능하다면 모두 보내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이득을 취하려는 목적이 아님을 알아달라"라고 전했습니다.

또 해당 논란이 다른 SNS 커뮤니티나 언론을 타면서 파장이 커지자 정치나 성별 따위의 논란을 조장하기 위해 올린 글이 아니라며 이런 쪽으로 싸우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다음부턴 저희도 이런 이상한 주문 건 고민없이 안 받을거다. 그냥 혹시나 생수 사례 같은 문제를 계속 행하고 있는 손님분들에게 타 매장들도 피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올린 것이다"라고 밝히며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에 네티즌들은 "리뷰 테러한 사람이 잘못한건데 왜 사장님이 사과를 해야하는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거냐" 등의 댓글을 남기며 사연의 주인공에게는 응원을, 진상 고객에게는 비난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리뷰의 별점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배달 영업 매장에서 리뷰나 별점을 무기 삼아 과도한 서비스나 친절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별점 리뷰 악용 문제 해결을 위해 배진교 정의당 의원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발의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의 대책 방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지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jihye613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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