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식빵' 외치며 눈물, 내겐 안타까운 환자"…김연경 주치의의 응원
입력 2021-08-05 16:22  | 수정 2021-08-12 17:05
(왼쪽부터) 김연경, 김진구 명지병원장 / 사진=연합뉴스, 명지병원 제공
김진구 명지병원 병원장, 김연경 일화 소개
“아픈 티 한번 내지 않고 경기 뛰는 사기꾼”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9년 만에 올림픽 4강에 진출한 가운데, 김연경 주치의 김진구 명지병원장이 내게는 응원하며 지켜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환자였다”며 그의 팬이 된 일화를 소개해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4일 자신의 SNS에 김연경을 처음 진료실에서 본건 15년 전인 2006년, 18세의 나이, 이제 막 고교를 졸업한 신인 선수 때였다”며 새내기인데 이미 스타가 된 이 친구는 점프, 착지를 할 때마다 무릎이 아파서 뛰기 힘들 정도였다”고 떠올렸습니다.

김 교수는 약도 처방해주고, 강력한 소견서 써 주어 휴식을 취하게 조치를 했고 중대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게 재활 치료를 최소 6주간 하기를 권장했다”며 그런데도 며칠 후 TV를 보니 소리를 질러가며 멀쩡하게 뛰고 있더라. 그것도 그냥 뛰는 게 아니라 그 선수 하나 때문에 인기도 없던 여자 배구가 인기 스포츠로 올라가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라고 적었습니다.

김 교수에게 김연경은 시즌마다 최소 두세 번 병원을 찾는 ‘안타까운 환자입니다.

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화려한 스파이크만으로 김연경 선수를 기억하겠지만 그녀는 공격수 중 가장 수비를 잘하는 선수이자 백어택이 가장 무서운 선수이기도 하다”며 그리고 힘든 티, 아픈 티를 한 번도 내지 않고 계속 코트에서 소리를 질러대는 사기꾼(선수들의 사기를 북돋는)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빈틈이 없어 상대 팀 선수들도 두렵고 존경하는 선수”라고 치켜세웠습니다.


김 교수는 2008년 부상에도 불구하고 시즌을 모두 소화한 채 국가대표 소집을 앞두고 병원을 찾은 김연경을 기억했습니다.

김 교수는 MRI를 보니 우측 무릎 관절 안 내측 반월상 연골이 파열돼 무릎 안에 조그만 덩어리가 걸려 있어 수술은 불가피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수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인정한 김연경은 혼잣말로 들리지 않게 '식빵 식빵'을 외치며 닭똥 같은 눈물을 정말 조용히 흘리고는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식빵은 김연경이 경기 도중 화가나 욕설을 내뱉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을 때 욕설과 비슷한 발음의 단어를 찾아 팬들이 붙여준 별칭입니다.


김 교수는 그후로 난 그녀가 눈물을 보이거나 누구 탓을 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며 결과는 이미 중요하지 않다.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가 될지도 모르는 김연경 선수를 위해 박수를 아끼지 않겠다”라고 응원했습니다.

김연경은 10대부터 무릎 부상을 앓았습니다. 2008년 수술로 인해 베이징올림픽 예선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이를 포함해 프로선수 초기 무릎 수술을 3번이나 받았지만, 김연경은 철저한 자기관리로 세계 정상의 자리에 도약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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