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작지만 보탬이 되길"…'김연경 팀코리아' 이름으로 터키 묘목 기부 행렬
입력 2021-08-05 07:33  | 수정 2021-08-12 08:05
트위터에서는 터키 묘목 기부 행렬 인증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 사진 = 트위터 캡처
일주일 넘게 이어진 터키 산불상황 알게되자
한국 누리꾼들 '묘목 기부'하며 터키 응원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터키를 상대로 승리한 이후 패배한 터키 선수들은 끝내 오열했습니다. 터키 남부를 뒤덮은 대규모 산불이 계속되는 가운데 자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서 비롯된 눈물이었습니다. 그러자 온라인상에서는 터키 산물 피해를 돕기 위한 한국 누리꾼들의 따뜻한 위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4일 한국 대표팀은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배구 8강전에서 터키와 맞붙어 풀세트 접전 끝에 3대 2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배구 강국인 터키와 붙어 이긴 값진 승리였고, 9년 만에 4강 진출을 이룬 것이라 기쁨의 포효가 넘쳤지만 터키 쪽 코트는 울음바다가 되었습니다. 4강 진출의 꿈이 좌절된 터키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후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중계방송 카메라에 수건과 유니폼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훔치는 터키 선수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터키 선수들의 눈물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지난달 28일 남부 안탈리아주부터 시작된 산불이 8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할 승리가 간절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산불로 인해 농민과 자원봉사자 등 8명이 목숨을 잃고 1만 여 명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터키 대표팀 주장인 에다 에르뎀은 경기 전 SNS에서 "산불 진화를 위해 싸우고 있는 터키인들이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에르뎀은 패배 이후에도 "한국은 준결승에 오를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며 진심 가득한 축하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전해지자 한국 누리꾼들은 '터키를 응원한다'는 뜻의 해시태그 'prayforturkey' 게시글을 올리며 터키 국민들에게 위로를 전했습니다.

특히 산불 현장에 묘목을 기부하자는 한 누리꾼의 제안에 수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면서 '터키 묘목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김연경' 또는 '팀코리아' 등의 이름으로 묘목 기부 후원을 한 뒤에 "터키 힘내길 바란다", "작지만 보탬이 되고 싶다", "형제의 나라 터키에 작지만 김연경 선수 이름으로 묘목 기부하고 왔다", "하루 빨리 안정되길 바란다" 등 응원의 글을 남겼습니다.

'기부가 완료됐다'는 묘목 기부 인증서를 직접 첨부해 다른 누리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트위터 트랜드 검색어에도 '형제의 나라', '터키 산불', 'prayforturkey' 등이 오르내리면서 종일 화제였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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