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진중권 "윤석열 페미니즘 발언, 선 넘어…여성 적으로 돌렸다"
입력 2021-08-04 08:26  | 수정 2021-08-11 09:05
陳 "지지율 뚝뚝 떨어져…용서 못할 발언"
尹 "페미니즘, 정치적 악용…건강해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건강한 페미니즘' 발언 이후 정치권의 맹공을 받는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여성 전체를 적으로 돌려버리는 발언"이라며 비난을 더했습니다.

"尹 페미니즘 발언, 지지 철회할 중대한 사안"


어제(3일) 진 전 교수는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페미니즘 발언에 대해 "선을 넘었다. 이 정도면 지지를 철회할 수도 있는 굉장히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 전 교수는 "개인주의니, 자유주의니 그런 것은 진보, 보수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이건 사회 상식의 문제"라며 "뭐가 건강한 페미니즘인가. 이건 남성들이 규정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지금 윤 전 총장 지지가 뚝뚝뚝뚝 떨어져 나가고 있다. 중도층이 볼 때, 특히 여성들이 볼 때 윤 전 총장 발언은 용서할 수 있는 발언이 아니다"라고 맹공을 가했습니다.

이어 "건강한 대선 후보라면 이런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윤 전 총장이 이런 발언을 너무 쉽게 하는 것"이라며 "선거 전략이라면 그 자체도 나쁘지만 본인의 소신이라면 더 큰 문제인데 심각한 문제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 하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진 전 교수는 윤 전 총장이 페미니즘 관련 발언을 한 이유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꼽았습니다. 그는 "이 대표가 (젠더 관련 발언으로) 당 대표에 당선되는 재미를 봤기 때문에 이에 대한 후폭풍"이라며 "2030 남성에게 어필하고자 여성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전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어차피 여성들은 정치적 목소리가 약해 정치적 목소리가 강한 쪽을 호소하는 게 유리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이는 그릇된 생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尹 "건강한 페미니즘" 발언에…與 "여성 혐오"


앞서 윤 전 총장은 그제(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저출생 문제에 대해 "페미니즘이라는 게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서 남녀 간 건전한 교제 같은 것도 정서적으로 막는 역할도 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구조적 여건이 너무 안돼서 생기는 문제"라고 발언했습니다.

기자들이 '페미니즘과 저출생 문제를 연결시키는 건 무리가 있다'라고 지적하자 윤 전 총장은 "그런 얘기를 하는 분이 있다고 한 것"이라며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해당 발언을 두고 "여성 혐오"라며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페미니즘을 집권 연장에 갖다 붙이는 것은 우스운 궤변"이라고 지적했고, 이재명 캠프의 전용기 대변인은 "이준석도 버릴 망언"이라고 일갈했습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윤 전 총장은 어제 "설명을 자세하게 예시를 들어 하다 보니 오해를 부른 게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 조심하겠다"라고 고개 숙였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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