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도권 산자락 뒤덮은 대벌레…"하루 7천 마리 잡아요."
입력 2021-08-03 19:20  | 수정 2021-08-03 20:04
【 앵커논평 】
얼핏 보면 사마귀 같기도 하고, 나뭇가지를 닮기도 한 이 곤충, 보신 적 있으신가요?
나뭇잎을 갉아먹는 '대벌레'인데, 최근 서울과 경기도 산 곳곳에 수만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건 물론이고, 지자체도 골치를 앓고 있는데요.
김민형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산길을 오르는 해충 방제단이 나무를 흔들자 나뭇가지 같은 벌레가 우수수 떨어집니다.

금세 몸을 타고 기어오르기도 합니다.

- "가만히 있어, 다리 가만히 있어."

2년 전부터 갑자기 청계산을 뒤덮은 대벌레입니다.

▶ 스탠딩 : 김민형 / 기자
-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청계산은 대벌레를 잡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저도 대벌레를 함께 잡아보고 얼마나 잡히는지 보겠습니다."

대벌레들이 민첩하게 도망을 가지만, 워낙 숫자가 많다 보니 집게에 붙잡힌 대벌레도 꽤 많습니다.


▶ 스탠딩 : 김민형 / 기자
- "대벌레를 잡기 시작한 지 40분 만에 비닐봉지에 이렇게 수북하게 쌓였습니다."

▶ 인터뷰 : 이강국 / 경기 의왕시
- "그 전엔 대벌레가 없었어요. 그런데 한 2년 전부터 대벌레가 생기기 시작해서…. 하루에 대여섯 시간씩 잡아요. 많이 잡힐 땐 한 7천 마리…. 지금은 많이 없어진 상태라 그래도 오전에 40분 동안 잡은 게 한 2천 마리예요."

대벌레가 휩쓸고 간 서울 은평구 봉산의 나뭇잎은 곳곳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지난해 여름 대벌레 떼로 홍역을 치른 뒤 방제 인력을 세 배 가까이 늘려 올여름 대벌레의 악몽에서 간신히 벗어났습니다.

▶ 인터뷰 : 박종천 / 은평구청 공원녹지과 자연생태팀장
-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습성이 있어서 끈끈이 트랩을 설치해서. 하루에 25명 정도 인원을 투입해서 물리적으로 다 잡았습니다."

대벌레 개체 수가 늘어난 건 겨울철 기온이 올라 알의 생존율이 높아진데다 천적도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정종국 /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
- "작년과 재작년부터 굉장히 겨울철 기온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산 정상부는 굉장히 피해가 심합니다. 2~3년 동안 피해가 누적되면 나무가 고사할 수 있죠."

도시화와 온난화로, 해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에 이제 대벌레가 추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MBN뉴스 김민형입니다. [peanut@mbn.co.kr]

[영상취재: 김영진·이동학 기자, 영상편집:유수진, 화면제공: 경기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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