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월가의 화끈한 임금 인상 러시…골드만삭스, 초봉 30% 올려 11만달러
입력 2021-08-03 13:40 

골드만삭스가 대졸 초임을 크게 인상하며 임금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투자은행 업계 선두 기업인 골드만삭스 임금 인상은 다른 투자은행을 비롯, 월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입사 첫해 애널리스트 연봉을 8만5000달러(9775만원)에서 11만달러(1억2650만원)로 2만5000달러(29.4%) 인상했다. 입사 2년차 애널리스트 연봉은 9만5000달러(1억925만원)에서 12만5000달러(1억4375만원)로 3만달러(31.6%)인상했다. 기존 직원들의 임금도 인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약 1000여명의 골드만삭스 직원들의 연봉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와는 별도로 이달 중 새로운 보너스 지급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같은 급여는 학부를 졸업하고 처음 입사할 때 연봉이다. CNBC는 "월가의 새로운 최저임금이 설정됐다"고 해석했다.
미국이 팬데믹 이후 극심한 구인란에 시달리며 연쇄적인 임금 인상이 일어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이번 결정은 늦은감이 있다. 극한 업무로 불리는 투자은행 업무를 하지만 보상이 이에 못미친다고 생각한 우수 인재들이 경쟁업체로 이직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CNBC는 "(경쟁 투자은행은) 2만달러의 특별 보너스에 펠러톤 바이크까지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모건스탠리,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바클레이스는 모두 애널리스트 첫해 연봉을 8만5000달러에서 10만달러(1억1500만원)로 인상했다.
이에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연초 연봉을 선제적으로 인상했다.
월가의 주요 대형 투자은행들은 주로 초봉을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왔다. 골드만삭스가 11만달러로 '최저 임금'을 설정함에 따라 다른 투자은행들은 추가 임금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팬데믹 이후 예상과 달리 M&A, IPO(기업공개) 등의 시장이 활황세를 타며, 투자은행들은 임금 인상을 할 여력을 갖게 됐다. 투자은행 업계 뿐 아니라 사모펀드, 헤지펀드 펀드매니저 등 월가 주요 직종마다 임금이 연쇄적으로 오르고 있다.
월가의 한 사모펀드에서 일하는 펀드매니저는 "헤드헌터들로부터 경쟁업체로 수만달러씩 임금을 올려서 이직하라는 제안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펀드매니저는 "워낙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이제 돈을 굴릴 사람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의 주요 로펌들도 임금 인상을 시작했다. 투자은행 업계와 마찬가지로 월가 대형 로펌들은 초봉을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지급한다.
대형 로펌 중에 하나인 밀뱅크가 변호사 초봉을 19만달러(2억1850만원)에서 20만달러(2억3000만원)로 인상함에 따라 다른 대형로펌들도 비슷한 수준에서 연봉을 인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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