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장애인 시설 생활 지옥 같아"…'탈시설' 장애인들의 절규
입력 2021-08-02 19:30  | 수정 2021-08-02 20:31
【 앵커멘트 】
장애인을 배려하려고 만든 장애인 거주시설이 오히려 더 장애인을 고립시키고 있습니다.
지옥 같다는 말도 나옵니다.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스며들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겠다는 '장애인 탈시설'은 현 정부의 100대 국정 과제였습니다.
4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건 없습니다.
권용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장애인 단체 회원들이 크레인에 올라 약 5m 높이의 컨테이너 위로 향합니다.

현 정부가 탈시설을 국정과제로 내세웠지만,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자 릴레이 옥상 투쟁에 나선 겁니다.


▶ 인터뷰 : 탁미선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장
- "저희 아들도 발달장애인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며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스탠딩 : 권용범 / 기자
- "이들은 탈시설 권리를 보장하고 법으로 명시할 것을 요구하며 지난달 29일부터 닷새 동안 이곳에서 농성을 이어갔습니다."

장애인 시설에서 생활하다가 5년 전 사회로 나온 지체장애인 추경진 씨.

시설에서의 15년이 지옥 같았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추경진 / 탈시설 지체장애인
-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고, 내가 보고 싶어도 (나가서) 보고 오고 싶은 사람도 못 보고, 그렇게 참아야 된다는 것은 참 지옥 같았었죠."

현재 전국의 1,500여 개 장애인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은 약 2만 9,000여 명에 달합니다.

사회단절과 인권침해는 물론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에 취약해 시설 거주 장애인 3명 가운데 1명은 탈시설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2025년부터나 단계적으로 탈시설을 지원한다는 로드맵을 밝혔고, 지원 내용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입니다.

▶ 인터뷰 : 윤종술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
- "지역사회에 자립할 수 있는 로드맵이 없기 때문에 탈시설만 해라라고 하면 결국 가족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게 되는 거죠."

탈시설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정착하고 자립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권용범입니다. [dragontiger@mbn.co.kr]

[영상취재 : 김현우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그래픽 : 전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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