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누가 봐도 김건희"…시민단체, '쥴리 벽화' 건물주 등 고발
입력 2021-08-01 17:57  | 수정 2021-08-08 18:05
"여성 혐오 기저의 비방…명예훼손"
"표현의 자유 빙자한 인격 살인"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활빈단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를 풍자한 '쥴리 벽화'를 설치한 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주인 여 모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습니다.

"배후 세력 개입 여부 엄정히 수사해야" 경찰 고발

오늘(1일) 활빈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여성 혐오가 바탕에 깔린 비방 벽화를 게시해 유력한 대선 예비 후보와 그 배우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활빈단은 "쥴리 벽화가 설치된 장소는 통행이 많은 도로변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문제의 벽화를 볼 수 있도록 완전히 노출돼 있다"며 "이미 '쥴리' 논란이 널리 알려져 누가 보더라도 벽화에 담긴 글은 김 씨를 특정해 연상하게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해당 벽화는) 윤 전 총장에게 정치적 폭력을 가하고 김 씨에게도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인격 살인 수준의 인권 침해를 가했다"며 "표현의 자유를 넘은 명백한 명예훼손 범죄"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벽화를 그린) 의도와 전반적인 과정, 배후 세력 개입 여부 등을 엄정하게 수사해서 실체적인 진실을 규명해달라"라고 촉구했습니다.

"벽화는 표현의 자유 영역"…논란에 문구 덧칠


앞서 지난달 여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중고서점 외벽에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 등 김 씨를 비방하는 문구가 적힌 벽화 2개를 게시했습니다.

이는 윤 전 총장의 부인 김 씨가 과거 강남 유흥업소에서 접대부로 일할 당시 '쥴리'라는 이름을 사용했다는 내용을 포함한 윤석열 X파일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쥴리설'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아내는 술 마시고 흥청거리는 것을 싫어한다"라고 해명했으며, 김 씨도 "일 중독이라 공부하고 사업하느라 쥴리를 하고 싶어도 할 시간이 없다"면서 반박했었습니다.

이를 두고 여 씨는"김 씨가 본인이 쥴리가 아니라고 하는 마당에 벽화로 인해 누구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말이냐"며 "현재 쥴리가 나타나지 않고 양 전 검사, 김 모 아나운서도 쥴리와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인데 벽화로 풍자도 못 하느냐"라고 주장했습니다.


여 씨는 벽화에 어떠한 정치적 의도나 배후가 없음을 분명히 하며 "벽화는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 영역에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의 지지자들과 보수 성향의 유튜버들이 서점 앞으로 차량으로 막고 확성기로 노래를 트는 등 논란이 확산하자 결국 여 씨는 벽화의 문구를 덧칠해 지웠습니다.

충북 청주에서도 제2의 '쥴리 벽화' 탄생이 예고됐습니다. '친일파청산'이라는 별명을 가진 SNS 이용자는 조만간 청주에 '쥴리 벽화'를 그리겠다고 예고하며 벽면에 쥴리 벽화를 모사하는 듯한 사진도 올렸습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캠프 측은 법적 대응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윤석열 캠프 대외협력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은 "굳이 이런 일로 형사 고소·고발한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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