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백신 거부 정서로 몰래 '변장'하고 맞는 미국 주민들
입력 2021-08-01 14:32  | 수정 2021-08-08 15:05
미주리주 전역 환자 급증으로 입원도 어려워

미국에서 델타 변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19 백신 거부 정서로 인해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 몰래 백신을 맞는 사례가 등장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등 현지 언론에 의하면 현지시간으로 어제(31일) 미주리주에서 일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가족과 친척, 친구들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비밀리에 주사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심지어 미주리주의 오자크스 헬스케어 병원의 의료정보 최고책임자 프리실라 프레이즈 박사는 "일부 접종자들이 외모를 알아볼 수 없도록 위장하고 '내가 백신을 맞았다고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한다"며 "이 사람들은 가족과 직장 동료들이 자신의 백신 접종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반응할지 매우 우려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덧붙여 "백신을 맞는 사람들이 그런 압박감을 느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모두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습니다.


NYT에 따르면 미주리주에선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현지시간으로 29일 기준 7일 평균 신규 감염자는 2주 전과 비교해 39% 늘었고 입원 환자는 38% 증가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그에 비해 미주리주 백신 접종률은 41%로, 미국 전체 접종률(49%)에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또한 오자크스 헬스케어가 있는 미주리주 하월 카운티에선 2차 접종까지 완전히 마친 주민이 전체의 20%에 불과했습니다.

백신 접종 여부는 개인이 선택할 자유에 해당한다는 정치적 신념을 이유로 백신을 거부하다가 코로나에 감염되고 나서야 뒤늦게 후회하는 사람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편, AP 통신은 보수주의자를 자처한 미주리주의 31살 남성이 코로나에 감염된 사례를 보도했습니다.

미주리주의 주민 대릴 바커는 최근 코로나로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살 확률이 20%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으며 바커 부부와 다른 8명의 친척도 코로나에 걸린 상태입니다.

특히 델타 변이로 미주리주 전역에 환자가 급증하면서, 바커는 코로나19로 상태가 악화하는 와중 입원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그는 12개 병원을 전전한 끝에 겨우 입원했고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상태입니다.

그는 힘겹게 숨을 쉬면서 "우리는 강력한 보수 가족이었고 백신 접종도 강하게 반대했다"며 아내와 6살 아들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병세가 완화하면 백신을 맞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의료진은 바커는 천천히 회복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중태라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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