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세계양궁협회, 한국 선수들 소개에 '인종차별' 폰트 사용 논란
입력 2021-07-29 15:00  | 수정 2021-10-27 15:05
중국계 식당 메뉴판에 쓰이는 '찹수이' 글꼴 사용
백인 정치인들이 외국인 혐오 조장에 사용하기도

세계양궁협회 공식 트위터 계정이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여자 양궁선수들을 소개하며 아시아인을 차별하는 요소가 담긴 글꼴(폰트)을 사용해 논란입니다.

세계양궁협회는 지난 27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한국 여자 양궁팀은 9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8개를 차지했다”며 한국 선수 3명이 상위 예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또 따낼 기세”라고 소개하며 영상을 게재했습니다.

내용상 문제는 없었지만 영상에 사용된 글꼴이 중국계 식당 메뉴판에 흔히 쓰이는 ‘찹수이(야채 볶음) 글꼴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됐습니다.


‘가라데, 왕통, 차우 펀 등 주로 중국계 업소 간판에 흔히 사용되며 붉고 굵은 획으로 구성된 ‘찹수이(야채 볶음)글꼴은 중국식 요리나 서예, 젓가락, 가라데와 아무런 연관이 없지만 단지 ‘아시아적인 느낌을 주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때문에 해당 글꼴은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의미가 들어 있어 사용하지 말아햐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글꼴 자체를 인종차별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사용된 맥락을 보았을 때 비 아시아인이 아시아인을 소개하며 찹수이 글꼴을 사용하는 것은 조롱과 차별의 요소가 들어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세계양궁연맹 대변인은 트위터에서 올림픽 양궁을 지배하는 한국 선수들을 홍보하기 위해 글꼴을 사용한 것은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CNN의 지난 4월 보도에 따르면 찹수이 글꼴은 실제로 백인 정치인들이 외국인 혐오를 조장하는 데 사용됐습니다. 지난 2012년 피터 혹스트라 의원은 상원의원에 출마하면서 중국 여성 캐릭터와 찹수이 글꼴로 웹사이트를 구성해 비판을 받았고, 2018년 뉴저지주 공화당 주 위원회는 한국계 미국인 민주당원 앤디 김을 공격하는 전단에 찹수이 글꼴을 사용하기도 헀습니다.

해당 영상에 대해 누리꾼들은 찹수이는 세계에서 가장 인종차별적인 글꼴”, 해당 글꼴 사용은 인종차별주의자라고 고백하는 셈” 등 댓글을 통해 비판의 목소를 내고 있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db98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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