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교촌, 배달료 3천 원으로 인상…"너무 비싸" vs "총대 감사"
입력 2021-07-27 16:40  | 수정 2021-10-25 17:05
배달비 인상의 신호탄 관측
소비자들 "치킨 한 마리에 2만 원"
자영업자들 "앞장서줘서 감사"

국내 치킨 업계 1위 교촌치킨의 일부 가맹점이 배달료를 기존 2천 원에서 3천 원으로 인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달비 인상의 신호탄"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치킨 한 마리 2만 원…다른 가게들도 인상할까 걱정"

오늘(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교촌치킨 일부 가맹점은 기본 배달료를 2천 원에서 3천 원으로 1천 원 올렸습니다. 본사 측은 "배달료는 가맹점 재량에 따라 책정되기에 본사와 무관하다"라고 밝혔으나 인상을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에 홀로 자취하고 있다는 30살 오 모 씨는 "퇴근하고 가끔 치킨에 맥주를 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이젠 치킨 한 마리 시키는 것도 2만 원이다"라며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힘든데 배달을 자주 시켜 먹을 수밖에 없는 자취생 입장에서는 교촌을 계기로 다른 가게들도 배달료를 올릴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토로했습니다.

다른 누리꾼들도 "교촌치킨이 배달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기존에 무료 배달해주던 중국집도 배달료를 받는다"라고 불만을 토해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5월 교촌치킨이 건당 기본 배달비를 2천 원씩 받기 시작하면서 배달 유료화가 본격화되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인건비, 임대료 등 고려하면 어쩔 수 없이 올려야"


그러나 자영업자들은 교촌치킨의 이러한 행보에 "총대를 메 줘서 고맙다"는 반응이 지배적입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를 운영하는 43살 권 모 씨는 "배달비는 원래 소비자가 내는 시스템이었는데 지금은 업주가 배달 수수료에 광고 수수료까지 내고 있다"며 "처음 배달료를 유료화한 것처럼 이번에도 교촌이 총대를 메 줘서 차라리 고맙다"라고 밝혔습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도 "재룟값도 오르고 배달의민족 등 배달 플랫폼이 떼어가는 수수료도 만만치 않은 상황인데 교촌 덕분에 배달료 부담이 그나마 덜해질 것 같다"라는 내용을 담은 글이 올라왔습니다.

카페를 운영하는 32살 김 모 씨도 "코로나19 장기화에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배달이 사실상 유일한 매출처이기에 배달료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수순"이라며 "더욱이 기록적인 폭염과 올림픽이 겹치면서 배달이 더욱 증가해 배달 기사 배치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지난 13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5.1% 인상한 9,160원으로 결정한 것도 배달료 인상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자영업자는 "임대료에 인건비, 재료비, 세금까지 모두 내려면 배달료든 음식값이든 올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습니다.

한편, 배달료 부담을 견디다 못한 자영업자들은 배달료 인상보다 음식값 인상이라는 편법을 택하고 있기도 합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26살 김 모 씨는 "배달료가 4천 원이면 사람들이 주문하지 않기 때문에 배달 메뉴값을 올리고 있다"며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장사를 할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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