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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간판' 이대훈 은퇴 선언…"그 자체로도 멋있는 사람" 아내 글 '눈길'
입력 2021-07-26 08:51  | 수정 2021-08-02 09:05
아내 "누구보다 빛났던 오늘을 잊지 말아야지"
이대훈 "항상 열심히 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우리나라 '태권도 간판' 이대훈이 이번에 출전한 세 번째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이대훈 선수의 아내 안유신씨가 남편을 향해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대훈의 아내 안유신씨는 어제(25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남편의 경기를 지켜본 소감과 남편을 향한 편지글을 공개했습니다.

안유신씨는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그냥 눈물이 났다"며 "오랜 시간 선수로서 수많은 경기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고생하며 어느 한 시합도 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임한 적이 없던 사람. 부담감을 안고 힘든 순간들을 버티고 버텨 오늘 만을 위해 달려왔던, 이미 그 자체로도 멋있는 사람"이라고 이대훈을 표현했습니다.

이어 가족으로서 아내로서 이번 올림픽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알기에 더욱 마음이 아프지만 누구보다 빛났던 오늘을 잊지 말아야지”라고 말했습니다.

안 씨는 이대훈을 향해 "지금까지 충분히 많은 것을 이루었고, 언제나 최고의 자리에서 태권도를 빛내 줘서 대견하고 자랑스러워"라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줘서 고마워. 오래오래 기억할게"라고 따뜻한 응원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대훈은 이날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68㎏급 동메달 결정전을 치렀습니다. 중국 선수 자오 슈아이와 겨뤄 15대 17로 패한 이대훈은 "선수 생활을 끝내기로 했다"며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이대훈은 "많이 응원해주신 분들이 한 경기(16강)만 보고 실망하셨을 텐데 패자부활전을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허무하게 끝날 뻔했던 선수 생활을 좀 더 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이 아쉬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레이닝 쪽으로 지식을 쌓아 좋은 선수를 키울 수 있는 자리에 가고 싶다"며 은퇴 이후 지도자의 길을 걸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가족들이 나보다 더 긴장했는데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메달 하나 들고 간다고 했는데 죄송하다"고도 했습니다. 덧붙여 "이 마음을 가족뿐 아니라 국민들 모두에게도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이대훈은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58kg급에 출전해 은메달을 땄으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68kg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한국의 태권도 간판 스타로서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던 이대훈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면 4개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아쉽게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이대훈은 16강에서 탈락한 뒤 동메달 결정전까지 올라가는 투혼을 발휘하고 중국 자오 슈아이와의 동메달결정전에서 패배한 뒤에도 상대 선수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는 모습을 보이는 등 끝까지 올림픽 정신을 발휘했다는 평가입니다.

이대훈은 "이번에 이대훈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해서 아쉽지만 항상 열심히 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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