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트코인 4조 들고 튀었다"…형제, 바누아투 시민권 구매 정황
입력 2021-07-24 14:12  | 수정 2021-10-22 15:05
투자자까지 속여가며 치밀하게 계획
암호화폐 사기 사건 중 역대 최대 규모
바누아투 시민권, 비자 발급 없이 130여 개국 입국가능

고객들이 투자한 6만 9000개의 비트코인을 가지고 사라진 쌍둥이 형제가 남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 시민권을 산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어제(23일) 영국 미러 등 외신은 비트코인 사기 사건을 일으키고 잠적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아미어와 라이스 카지 형제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각각 바누아투 시민권을 구매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남아공에서 ‘애프리크립트라는 비트코인 펀드 회사를 운영했던 카지 형제는 고객이 투자한 6만 9000개의 비트코인을 갖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실이 지난달 뒤늦게 알려진 바 있습니다.

이는 암호화폐 사기 사건 중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지난 4월 "비트코인을 해킹당했다"며 "회수하는데 방해가 되니 경찰에게 신고하지 말라"고 투자가에게 알리는 등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범행 시점인 4월을 기준으로 비트코인 시세가 무려 36억 달러(약 4조 1400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미러 보도에 따르면 카지 형제가 구매한 바누아투 시민권은 현지에 가지 않아도 9만 5000파운드(약 1억 5000만 원)만 내면 살 수 있습니다.

바누아투는 남태평양에 위치한 인구 31만 명의 작은 섬나라입니다.

이 나라의 시민권으로 비자 발급 없이 영국과 유럽연합 등 130여 개국에 입국할 수 있으며 소득세, 법인세, 재산세 등을 부과하지 않아 조세회피처로도 유명합니다.

미러는 "돈만 내면 나오는 시민권 때문에 카지 형제와 같은 각종 범죄 용의자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지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c_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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