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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 호텔 술자리에서 무슨 일이?
입력 2021-07-17 19:30  | 수정 2021-07-17 20:00
【 앵커멘트 】
앞서 보신 리포트처럼 프로야구 NC의 박민우에 이어서 키움의 한현희까지 불미스러운 일로 대표팀을 떠나게 됐습니다.
사건의 발단이 된 프로야구 다수 구단이 서울 잠실경기 원정 숙소에서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문화스포츠부 이상주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 질문 1 】
프로야구의 술자리 파문이 잠잠해지지 않고 더 커지고 있네요. 어떻게 된 겁니까.

【 기자 】
네, 시작은 이번 달 초입니다.

창원이 연고지인 프로야구 NC의 선수단이 두산과의 잠실 경기를 위해 5일 서울로 왔고 강남의 한 호텔에 투숙합니다.

그러다 이 호텔 투숙객 중 확진자가 발생해 코로나19 검사를 해보니 NC 선수 3명에서 양성이 나온 겁니다.


당연히 6일과 7일 경기를 한 두산 선수도 검사를 받았고 여기서도 확진자 2명이 나오게 됩니다.

확진자가 발생하자 한국야구위원회는 긴급 이사회를 열고 12일 리그 중단을 발표했습니다.


【 질문 1-2 】
코로나19 때문에 야구가 중단된 것,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닙니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죠?


【 기자 】
네 선수들 사실 원정을 가게 되면 경기 전날 숙소에 도착해서 식사하면서 반주도 하고 술도 마시기도 합니다.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도 완봉을 하고 홈런을 친 선수들도 많은데 문제는 술을 마셨다는 점이 아니라 거짓말과 수상한 모임입니다.

날짜별로 정리를 해봤습니다.

4일 일요일인데요, 한화 선수 1명이 먼저 여성 2명과 이 호텔 방에서 술자리를 하고 이어 다른 2명이 같은 여성과 술을 마십니다.

근데 이 여성들 이어진 5일 새벽, 그러니까 한화 선수 2명이 간 직후에 키움 선수 2명과 만나 술을 먹습니다.

그리고는 5일 오후 10시 NC 선수 4명과 6시간 동안 술자리를 갖습니다.

정리하자면 이틀 동안 9명의 선수와 술자리를 한 건데 이 여성 중 1명이 8일 코로나19 확진 환진 판정을 받았고 이후에 프로야구에 대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게 된 겁니다.

야구가 중단되고 14일 강남구청이 역학조사를 해보니 거짓말도 드러났습니다.

애초 NC 선수들은 방에만 있었다며 모임 자체를 숨겼고요, 나중에는 치맥만 했다고 했는데 CCTV 결과 외부 여성 2명과 새벽 4시를 넘기면서 술자리를 한 것이 드러난 겁니다.

【 질문 1-3 】
역학조사 과정에서 거짓말한 선수가 있다는 건데 이러면 방역법 위반이 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 기자 】
네 강남구는 확진 이후 동선을 허위진술한 혐의로 NC다이노스 선수 등 5명의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습니다.

그런데 경찰 수사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인데요.

수사를 받아야 하는 선수들이 코로나19 확진 상태라 경찰도 섣불리 수사를 시작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 질문 2 】
아까부터 술자리에 여성 2명이 계속 나오는데, 야구 관계자도 아니고 대체 누구입니까.


【 기자 】
네 먼저 여성 두 명은 이 호텔에서 장기투숙 중이었는데 1명은 지난달 28일, 또 다른 한 명은 하루 뒤인 29일 체크인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호텔은 지방 구단이 잠실야구장 원정 때 자주 사용하는 단골 숙소입니다.

그러니까 장기투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한화, 키움, NC 등의 선수들과 접촉한 겁니다.

여성이 어떤 이유로 선수들을 만난 지는 정확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우연한 만남은 아닙니다.

키움 선수 2명의 경우 이 숙소가 아닌 수원에 체류하고 있었는데 어떤 지인의 연락을 받고 숙소를 무단으로 이탈해 강남 이 호텔까지 온 겁니다.

이 지인이 바로 은퇴한 선수라는 점, 결국 여성과 선수들의 술자리를 주선하는 브로커가 아니겠느냐는 소문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질문 3 】
충격적인 일입니다. 어쩌면 이런 술자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오랜 시간 관행처럼 이뤄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맞습니까?

【 기자 】
그 부분에 대해서는 선수들의 사생활이라는 점에서 말씀드리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대신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신 구단의 에이스 후지나미 신타로 선수가 어떤 모임을 갔다가 현역 선수 최초로 코로나19에 감염돼 큰 충격을 안겼는데요.

이 자리에 한신 선수들이 대거 참석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모임은 술집 사장이 오사카 고급 유흥주점 접대부를 부른 은밀한 자리였고 10명 이상의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수개월간 여러 도시를 다니면서 숙소 생활을 하는 프로야구 시스템은 어느 나라나 다 같습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선수들이 과연 일본 사례와 다를까? 고민이 되는 지점입니다.


【 질문 4 】
프로야구 팬들의 실망이 클 것 같은데 24일 올스타전은 어떻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올스타전이 열린다는 게 맞는 걸까요?

【 기자 】
리그도 안 하는 마당에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KBO는 "지난해에도 열리지 못했고 팬들이 직접 뽑은 올스타인 만큼 무관중으로 열겠다"는 입장입니다.

속을 들여다보면 올스타전 스폰서나 중계권 등 경제적인 이유가 더 크다는 게 맞습니다.

올스타전이 취소됐을 때 입을 경제적인 손실이지 정말 팬을 위해서 강행하는 거라면 지금 팬 중에는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듣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프로야구 리그는 코로나19로 중단됐지만, 올스타전은 거짓말과 수상한 모임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취소하고 프로야구 역사에 기록해 이번 실수가 반복되지 않길 바랍니다.

【 앵커멘트 】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이상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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