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뉴욕 호수가 뜨거운 온천 됐다"…범인은 '비트코인 채굴장'
입력 2021-07-06 16:17  | 수정 2021-10-04 17:05
뉴욕주 북부 드레스덴 지역에 위치한 세네카 호수 / 사진=뉴욕포스트 보도 캡처
뉴욕의 한 호수, 온천 방불케 하는 수온 기록
중국발 ‘탄소 규제’…채굴장들 미국으로 이동

미국 뉴욕주 북부 드레스덴 지역의 ‘세네카 호수에서 이상 수온 상승 현상이 일어난 가운데 원인으로 ‘비트코인 채굴 열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호수가 너무 뜨거워 마치 온천욕을 한다고 착각할 정도”라며 펄펄 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증언이 잇따랐습니다.

8000여 대 슈퍼컴퓨터 24시간 가동

세네카 호숫가에 위치한 비트코인 채굴 공장 전경 / NBC 홈페이지 캡처

5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세네카 호수의 수온 상승 현상의 이유는 호숫가에 자리 잡은 ‘그리니지 제너레이션 비트코인 채굴 회사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니지 제너레이션은 약 8,000여 대의 슈퍼컴퓨터를 연중무휴 24시간 가동하고 있습니다.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이 호수를 온천으로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그리니지 제너레이션은 지난해 개당 2,896달러의 비용으로 1,186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했습니다. 이들은 올해 뉴욕증시 상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앞으로 채굴용 컴퓨터를 1만 대 이상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이에 인근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해당 시설이 수온 상승은 물론 주변의 공기마저 오염시킬 수 있다며 당장 가동을 중단하라”고 외치며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수온이 오르며 호수에서 잡히던 물고기들이 자취를 감춘 상태입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연방정부도 해당 시위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리니지 제너레이션이 지역 발전을 위해 기부활동을 꾸준히 하고,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이들이 내는 세금 또한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된다며 지지하는 모임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비트코인을 채굴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만큼 이번 ‘세네카 호수의 수온 상승이 환경 보호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강화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대부분의 비트코인 채굴 업체의 70%는 중국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진핑 국가주석이 206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며 중국 내 채굴 자체를 금지 하는 등 채굴 업체들을 북부 내몰골 등에서 내쫓았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에너지는 연간 129TWh(테라와트시)가 넘습니다. 이는 북유럽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남미 칠레나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가 연간 사용하는 전체 전력량보다도 많습니다. 이에 쫓겨난 기업들은 전력비용이 비교적 저렴한 미국으로 옮겨와 논란이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편, 비트코인 채굴과 관련된 이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채굴에 너무 많은 전기가 소모된다며 테슬라 비트코인 결제를 취소하며 화제거리로 자리잡은 바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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