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파평 윤씨' 윤석열 테마주, 마냥 반길 상황 아니다?
입력 2021-07-04 11:14  | 수정 2021-07-11 12:05
파평 윤씨·서울대 동문 등 尹 테마주 분류
"정치인 테마주, 실체·지속성 담보 어려워"

'파평 윤씨'·'서울대 동문' 등 야권 차기 대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키워드 종목들의 주식 가치가 크게 오른 가운데, 전문가들은 "마냥 반길 상황은 아니다"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같은 '파평 윤씨'라서…NE능률 213억→1,457억 급등

오늘(4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에 상장한 NE능률은 그제(2일) 19,4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올해 들어 주가가 약 7배(583.6%) 상승한 것입니다.

물론 NE능률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익, 당기순익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하긴 했으나 이것만으로 올해 최저점 대비 주가가 5번째로 많이 오른 기업이 되기에는 부족합니다.


전문가들은 NE능률의 성장 원인을 윤 회장이 윤 전 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이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NE능률 최대 주주는 지분 45.3%를 가진 주식회사 hy(한국야쿠르트)이고, hy는 지분 40.8% 가진 주식회사 팔도가 최대 주주입니다. 팔도는 윤호중 hy 회장이 지분 전부를 갖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윤 회장은 팔도를 통해 hy를 거쳐 NE능률 경영권까지 쥐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hy와 팔도가 비상장 회사이기에 주식 거래가 불가능하자 자회사인 NE능률로 투자자가 몰렸고, 그 결과 NE능률의 주식 가치는 연초 213억 원에서 현재 1,457억 원까지 뛰었습니다.

같은 성씨라는 이유로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하자 NE능률은 공시를 통해 "과거 및 현재 당사의 사업과 윤 전 총장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웅진과 웅진씽크빅도 그룹사 오너가 파평 윤 씨라는 이유로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됐습니다.


윤 전 총장과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된 곳도 있습니다.

동양은 주요 임원들이 서울대 동문이거나 법무법인 태평양 근무 등으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석열 테마주로 묶였습니다. 동양과 비슷한 이유로 덕성, 서연 등도 윤석열 테마주로 지칭되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 "마냥 반길 상황 아냐"…테마주 위험성 경고

이들은 윤 전 총장의 상승세로 호재를 보고 있으나 주가 상승에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같은 집안,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에 포함된 것 자체가 추상적이며, 대선 결과 또한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는 회사 실적·펀더멘탈(기초체력)과 무관하게 주가가 오르기 때문에 섣불리 투자했다가는 큰 손실의 우려가 있다"며 "환매 시점을 놓치면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더욱이 윤 전 총장이 출마를 공식화하고 장모 최 씨가 구속되는 등 일련의 사건들이 이어지자 해당 종목들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NE능률은 사상 최고가격(30,750원)을 기록한 지난달 9일을 기점으로 36% 하락한 상황입니다.

이에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 테마주들은 선거 이후든 본래의 주가로 다시 돌아가게 돼 있다"며 "투자 선택은 본인의 판단이지만 바람직하지 않아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크라운제과는 윤영달 크라운해태홀딩스 회장이 윤 전 총장과 같은 성씨를 가져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됐다가 윤 회장이 '해남 윤씨'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최고가 대비 현재 29%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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