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원 제한 없는 지방으로”…‘원정유흥’에 ‘델타변이’ 확산 우려
입력 2021-07-03 14:49  | 수정 2021-07-10 15:05
수도권 인구 지방으로…‘원정유흥’ 유행
여름 휴가철 맞물려 여행 심리 증폭
수도권 지역의 완화된 거리두기 시행이 1주일 연기되자 비수도권으로 향하는 ‘원정 유흥이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해지면서 방역 수칙이 완화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상륙한 상황에서 원정 유흥에 나서는 인구가 늘어나면 팬데믹 상황이 전국에서 다시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비수도권은 지난 1일부터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를 적용했습니다. 충남·제주를 제외한 12개 시·도는 오는 14일까지 사적 모임 8명이 허용됩니다. 그 이후에는 인원 제한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다만 제주는 2주간 6명까지로 제한하고, 충남은 인원 제한을 없앴습니다.

서울 안되니 지방으로 ‘원정 유흥


금요일인 어제(2일) 밤 충남 천안의 유흥주점마다 20대 젊은이들이 빽빽이 들어찼고 업소 밖에는 대기하는 손님들로 붐볐습니다.

한 포차주점의 여성 종업원은 수도권에서도 손님이 오느냐”는 질문에 우리 업소 절반 이상이 인근 평택과 수원 등 수도권 손님이고, 서울에서 오는 분도 상당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포차에서 만난 한 일행은 주변의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유흥을 즐겼습니다. 이곳 노래주점 업주는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주변 모텔 예약이 꽉 찬다”며 다 수도권에서 온 손님”이라고 밝혔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지방 원정 유흥을 위한 질문들이 쏟아집니다. 부산 클럽 중 어디가 제일 핫해요?”, 부산에 놀러 갈 건데 해운대 근처에 분위기 좋은 술집 있나요?” 등의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이처럼 비수도권의 완화된 방역수칙 시행과 함께 바깥 활동을 계획했던 사람들은 계획을 취소하거나 미루기보다 지방으로 향하는 등 계획을 변경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여름 휴가 시즌과 겹치면서 그동안 참아왔던 여행 및 유흥을 즐기고자 하는 심리가 증폭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강원, 속초, 제주 등 국내 인기 많은 여행지들은 이미 숙박 및 렌터카 예약이 대부분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원 속초에서 한 펜션 주인은 이번 주말뿐 아니라 8월 말까지 예약이 꽉 찬 상태”라며 지금 예약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는 800명대로 급증했습니다. 이에 방역비상에 걸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달 6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한 천안의 A 클럽과 R 공연시설에서 6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가운데 동시간대 방문자 1천44명 중 85%가 수도권 등 외지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최근 지역 라이브 카페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등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코로나19가 이어지고 있다”며 수도권 유흥시설 집합금지 기간이 연장되면서 관내 유흥시설에 대한 현장 점검이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의학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가 다시 거세지는 판국에 여러 지역 사람들이 섞이는 것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특히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지역 간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수도권에서는 자영업자들의 불만과 허탈함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은 갑작스러운 거리두기 유예는 자영업자를 두 번 죽이는 조치”라며 전국으로 다 놀러 가고 놀러 오는데, 수도권만 제한을 두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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