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올해에만 24조 사들였는데 수익률 -2.2%" 개미 삼성전자에 울었다…카카오는 9.5% 수익
입력 2021-06-27 17:40  | 수정 2021-06-27 20:50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선호하는 종목인 삼성전자 수익률이 지난해 50%에서 올해는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4일 이후 이달 25일까지 개인은 삼성전자를 23조8172억원 순매수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53조4351억원)과 코스닥시장(8조1493억원)을 합한 개인 순매수 금액(61조5844억원)의 39%에 달하는 규모가 삼성전자로 유입됐다.
이어 삼성전자 우선주(4조178억원), SK하이닉스(2조7510억원), 현대모비스(2조7040억원), 카카오(1조9138억원), LG전자(1조5949억원), 현대차(1조4788억원), 삼성SDI(1조3103억원), 삼성전기(1조2640억원), 네이버(1조780억원) 순으로 개인 순매수 규모가 많았다.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코스피 시가총액 30위 내 종목으로 반도체·인터넷·자동차 등 업종 대표주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우, 현대차, 네이버, 카카오, SK하이닉스 등 6개 종목은 지난해 개인 순매수 상위 10위 내 종목으로 개인의 대형주 선호 현상이 올해도 이어지는 셈이다.

다만 수익률은 지난해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순매수 금액을 순매수 수량으로 나눈 값을 개인의 순매수 평균단가로 가정한다면 삼성전자의 순매수 평균단가는 8만3400원이다. 지난 25일 종가(8만1600원)와 비교하면 2.2%가량 높다. 즉 올해 삼성전자를 사서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라면 평균 '-2.2%'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삼성전자우(-0.8%), 현대모비스(-5.2%), 삼성전기(-3.1%) 등 순매수 상위 10위 내 4개 종목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방식으로 수익률을 추산했을 때 순매수 상위 10위 내 종목 중 SK(-3.9%)만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올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더라도 지난해 수익률과 비교하면 크게 낮았다. 개인 순매수 10위 종목 중 플러스를 기록한 6개 종목의 수익률 평균(5.6%)은 지난해(9개 종목·36.1%) 수준을 훨씬 밑돈다.
개인투자자의 수익률이 저조한 배경으로는 올해 증시 성격이 지난해와 많이 달라진 점이 꼽힌다. 지난해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업종을 구분하지 않고 증시 전반이 충격을 받은 후 반등했다.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전 세계에 풀린 유동성의 힘이 주식 등 위험자산 가격을 끌어올렸다.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로 대표되는 일종의 코로나19 수혜주 혹은 성장주가 일찌감치 주목받으며 증시의 대세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가로 '포스트 코로나'에 따른 경기·소비 회복 등 경제 재개(리오프닝) 국면에 들어서며 공급 부족과 증설 등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는 업종 대장주를 중심으로 한 투자 전략이 유효했다면 올해는 뚜렷한 대장주가 없는 상황에서 업종별 순환매가 빠르게 진행되고 개별 종목 등락이 반복되는 종목 장세가 연출되며 개인투자자가 대처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기존과 다른 투자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는 코로나19 극복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이런 정상화가 세계 증시에 속도 조절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중소형주와 덜 오른 콘택트 관련주, 대외변수에 민감도가 낮은 업종, 그리고 고배당주가 관심 대상"이라고 말했다.
기존 주도주의 귀환을 전망하는 의견도 여전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3분기 코스피의 레벨업(올해 목표치 3630)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중심에는 기존 주도주인 인터넷, 2차전지, 반도체, 자동차 업종이 자리할 것으로 전망되며 변화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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