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펀드의 시대 갔다고?…올해 상반기에만 70% 수익낸 알짜 펀드
입력 2021-06-27 17:12  | 수정 2021-06-27 20:12
올해 상반기 베트남 증시와 원유시장에 투자한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알짜 펀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몸값이 높아진 제약·헬스케어 펀드는 기저효과로 올 들어서는 저조한 수익률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27일 펀드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공모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을 추려본 결과 베트남 증시에 투자한 펀드가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 등 원자재시장 관련 펀드 역시 상당수가 올 들어 50% 이상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일례로 베트남 관련 대표 펀드 중 하나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블룸버그베트남VN30선물레버리지 ETF는 올 들어 수익률이 74.49%로 가장 높았다. 해당 펀드는 베트남 우량주를 담고 있는 VN30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일례로 베트남 VN30지수는 지난해 말 기준 1070.77을 기록했지만 지난 25일 1497.24까지 오르며 약 6개월 사이 39% 상승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기업들의 양호한 이익 전망세가 더해진 것이 증시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라면서 "다만 가격 부담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도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유가가 곤두박질치면서 기를 펴지 못했던 원유 관련 펀드들도 최근에는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양새다. 가령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원유 수요가 크게 줄면서 작년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원유 재고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글로벌 원유저장 탱크가 가득 차는 이른바 '탱크톱(tank top)'에 이른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1년 만에 WTI 가격은 5배가량 오르며 배럴당 6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KB자산운용의 북미생산유전고배당특별자산펀드는 올 들어 수익률이 70.25%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미국과 캐나다에 상장된 생산유전 관련 자산에 투자한다.
또한 KB자산운용의 KB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 ETF는 상승률 69.48%, 삼성WTI원유특별자산펀드는 상승률 53%에 이르렀다. 진종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표면적으로는 오펙플러스(OPEC+)의 감산 기조 지속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억눌려 있던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며 유가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헬스케어·바이오 등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상승세를 보였던 펀드들은 올 들어 부진한 모습이다. 미래에셋TIGER코스닥150바이오테크는 수익률 -18.35%를 기록했다. 이 ETF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씨젠 등을 담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 들어 주가가 약 28% 하락한 바 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진단키트 관련주와 셀트리온그룹의 중장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신약 개발사들은 연이은 부정적인 임상 소식으로 동반 부진한 모습"이라면서 "하반기 제약·바이오 업종 주가 흐름은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섹터별로 펀드 수익률이 확연하게 갈린 가운데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단기채 펀드에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입장에서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채 펀드에 자금을 넣으면 장기채권에 비해 금리 변동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상반기에만 IBK단기채펀드에 8175억원, 우리단기플러스펀드에 6089억원이 몰렸다.
[김정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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