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흥 60대 부부 사망사건…딸, 서너 차례 모기향 구매 정황 드러나
입력 2021-06-27 15:19  | 수정 2021-07-04 16:05
현장 주민 "두 딸, 넋이 나간 표정"
과학수사 수사관 "시신 악취 차단하려 모기향 구매" 가능성 제기
경찰, 두 딸 의사소통 원활한 수준은 아냐
경기 시흥 60대 부부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각종 의문점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숨진 부부와 자택에서 함께 살아온 딸들은 부모가 숨진 이후에도 최소 한 달 이상, 길게는 세 달 가량 시신과 함께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부 사망원인과 시점 모두 불명확…"아버지 먼저 숨지고, 이후 어머니 숨졌다" 진술

경찰 조사에서 두 딸은 "부모님이 평소 지병을 앓고 있었다"며 "갑자기 돌아가신 게 믿기지 않아서 신고하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특히 최근 집달관이 방문하기 전 아파트 관계자 등 외부인이 집을 찾았으나, 딸들은 부모의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숨진 60대 부부의 사망 원인과 시점도 불명확합니다.

이들 부부는 지난 22일 시흥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시신에서 외상 흔적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부부는 각각 거실과 안방에서 이불이 덮여진 채로 발견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두 딸은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먼저 숨지고, 어머니가 이후에 숨졌다"고 진술했습니다.

두 딸, 정신질환 관련 병원 진료 받은 적 없어

두 딸 모두 정신질환과 관련된 병원 진료를 받은 적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두 딸의 얼굴에서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이 출동한 당일 현장에 있던 이웃 주민은 "당시 아파트 입구에 경찰차 여러 대가 와 있었고, 두 딸이 아파트 현관문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며 "서로 말은 안 하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보통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면 눈물을 흘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표정이 없이 넋이 나간 것처럼 보여서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약사 "모기향 잘 팔리지 않는 시기, 서너 번 사갔다"

60대 부부의 딸은 인근 약국에서 여러 차례 모기향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두 딸 중 한 명인 A씨는 부모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 4~5월 사이 인근 약국에서 서너 차례 모기향을 구입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던 약사는 "모기향이 잘 팔리지 않는 4~5월 사이에 서너 번 모기향을 사가서 기억이 난다"며 "한 통에 모기향 10개가 들어 있는 상품을 사갔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냥 모기향을 집어 와서 돈을 주고 사 갔던 것 같다"며 "이상한 점은 느끼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시신이 부패하며 발생하는 악취와 벌레를 쫓기 위해 모기향을 샀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20년 경력의 과학수사 수사관은 "시신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도저히 견디기 힘들기 때문에 경찰들도 사건 현장에서 스프레이형 살충제를 뿌리기도 한다"며 "정황상 시신에서 벌레도 나올 것이고, 냄새도 차단하기 위해 모기향을 샀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두 딸은 경찰과 의사소통을 이어가곤 있으나, 원활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60대 부부 시신의 정밀 부검을 의뢰하는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지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wc_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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