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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타자가 문제였나? 프레이타스 퇴출 후 ‘4연승 질주’ 키움 [MK시선]
입력 2021-06-27 09:30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퇴출된 키움 히어로즈 데이비드 프레이타스. 사진=김재현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외국인 타자였다. 기대 이하의 기량을 선보인 데이비드 프레이타스(32)를 퇴출한 뒤 상승세를 타고 있다.
키움은 지난 23일 프레이타스를 웨이버 공시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키움 유니폼을 입은 프레이타스는 4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9(139타수 36안타) 2홈런 14타점 13득점 OPS(장타율+출루율) 0.671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외국인 타자에 기대가 컸던 키움으로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2021시즌을 앞두고 김하성(26)이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입단하면서 타선의 화력이 약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했다. 특히 장타력 감소는 필연적이었다. 타선에서 홈런타자가 박병호(36) 정도 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는 박병호가 고립될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이에 키움의 외국인 타자 영입 작업은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장타력을 갖춘 타자를 물색했지만, 결국 스프링캠프 기간을 훌쩍 넘어서 프레이타스로 낙점했다. 프레이타스는 2019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타율(0.381)과 출루율(0.461) 1위를 기록했지만, 장타자 느낌은 아니었다. 더구나 지난해는 실전 경험이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비 포지션도 애매했다. 미국에서는 포수와 1루수로 나섰지만, 키움에는 포수와 1루수가 이미 있는 상황. 지명타자를 전담시켰지만, 타격에 특색이 없었다. 득점권 타율도 0.211로 찬스에 너무 약해서 중심타선에 배치하기도 애매했다.
키움은 프레이타스를 어떻게든 활용하기 위해 제이크 브리검(33) 등판시에 전담 포수로 활용하기도 했지만, 수비가 좋다는 인상을 심어주지도 못했다. 결국 지난 11일 문학 SSG 랜더스전 이후로는 6경기에서 18타수 1안타로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지자 키움은 결단을 내렸다. 키움은 장타력을 갖춘 새 외국인 타자를 데려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오히려 외국인 타자가 빠지니 폭발하고 있는 키움 타선이다. 프레이타스를 퇴출한 2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부터 26일 고척 KIA타이거즈전까지 4연승을 달리며 승률 5할 선을 회복했다. 연승 기간 중 팀 타율은 0.308로, 7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의 팀 타율인 0.260을 크게 웃돌고 있다. 프레이타스가 계륵이나 마찬가지였다는 걸 방증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도 키움이 5위에 그친 이유가 외국인 타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19시즌 이후 타점왕을 차지한 제리 샌즈(34)가 일본으로 떠나면서 중심 타자 역할을 해줄 선수가 필요했지만 뜬금없이 타격이 약한 유틸리티 야수 테일러 모터(32)를 35만 달러(약 3억 9000만 원)에 영입하더니 결국 10경기 35타수 4안타 타율 0.114이라는 초라한 기록만 남긴 모터를 퇴출했다.
이어 2016 시즌 시카고 컵스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였던 유격수 에디슨 러셀(27)을 데려왔지만, 러셀도 65경기 타율 0.254 2홈런 31타점으로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했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수비 역시 김하성, 김혜성 등 국내 선수들보다 특출날 게 없었고 시즌 종료 후 재계약에 실패했다.
오히려 외국인 타자가 없는 게 팀 분위가 살고 있다. 그러나 키움은 장타력은 보강해야 한다”며 외국인 타자 물색 중이다. 취업비자, 2주간 자가격리 등을 감안하면 새 외국인 타자는올림픽 브레이크 이후에나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은 키움이 새 외국인 타자를 앞세워 후반기 반격에 성공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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