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7년 옥살이 끝 누명 벗었지만…극단적 선택으로 생 마감
입력 2021-06-26 14:33  | 수정 2021-07-03 15:05
성폭행 혐의로 17년간 억울한 옥살이
재수사 요청해 결백 입증했지만 결국 '극단적 선택'


강간·살인범으로 몰려 15년 넘는 세월을 교도소에서 보낸 미국 40대 남성이 긴 법정 투쟁 끝에 누명을 벗었지만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일리노이 사법당국에 의하면 마이클 손더스(42)는 1994년 시카고 남부 잉글우드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17년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습니다.

1994년 11월, 손더스는 해럴드 리처드슨, 빈센트 테임스, 테릴 스위프트 등 3명의 친구들과 함께 지역 주민인 니나 글로버(30)를 성폭행한 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40년형을 선고 받고 투옥됐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경찰이 거짓 자백을 강요했다"며 재수사를 요청했습니다.


결국 2011년 11월 피해자 글로버의 시신에서 채취한 DNA가 초기 수사 당시 용의선상에 올랐던 조니 더글러스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이 발견되어 이들의 결백이 입증됐습니다.

이로 인해 손더스와 세 친구는 시카고시(市)와 쿡 카운티를 상대로 '부당 판결'에 대한 피해 보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시카고시와 쿡 카운티는 이들에게 각각 2017년 총 3천100만달러(약 349억원), 2019년 총 2천960만달러(약 334억원)를 합의금으로 지급했습니다.

손더스의 소송 대리를 맡았던 비영리단체 '무죄 입증 프로젝트'(Innocence Project) 소속 피터 뉴펠드 변호사는 손더스의 죽음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너무나 충격적인 소식이다. 손더스는 새로운 생활에 잘 적응하면서 같은 처지인 누명 쓴 수감자들의 무죄 입증을 도왔고, 학교에 가서 공부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으며, "그는 지금도 밖에 나갈 때면 생기 넘치는 10대 같았다"고 말하며 15살 때 체포되어 30대가 되어서야 석방된 사실을 상기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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