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진 좀 보내줘" 여대 단톡방서 만난 동기…알고보니 '남성'
입력 2021-06-23 15:52  | 수정 2021-09-21 16:05
1년 가까이 연락해…"사진 보내줘" "주소 알려줘" 요구
적용할 혐의 마땅치 않아…경찰 사건 검토 예정

여대 신입생 단체 채팅방에서 만나 1년 가까이 연락을 이어온 친구가 알고 보니 대학과 전혀 관계없는 20대 남성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23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작년 서울의 한 여대에 입학한 신입생 A씨가 신입생 단체 채팅방에서 같은 대학 동기인 것처럼 속여 활동하던 남성과 연락을 이어오다가 최근 정체를 알게 됐습니다.

A씨는 "대학 정보도 알 수 있고 동기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합격 인증을 해야 하는 신입생 단체 채팅방에 들어갔다"며 그곳에서 자신을 20학번 동기인 '이미담'이라고 소개하는 B씨를 만났다고 전했습니다.

A씨는 B씨와 실제로 만난 적은 없었지만 학교 동기라는 말을 믿고 1년 가까이 연락을 이어왔다고 했습니다. B씨가 본인의 사진을 보내준 데다 해당 채팅방이 합격증을 인증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채팅방이었기 때문에 A씨는 그가 남성일 거라고 의심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B씨가 점점 이상한 요구를 해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A씨는 말했습니다. B씨는 '그림 그리는 데 참고하겠다'며 사진을 보내 달라거나 '선물을 보내주겠다'며 집 주소를 알려 달라고 했습니다.

결국 A씨가 B씨에게 전화 통화를 하자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A씨의 전화를 받은 건 한 남성이었고 그는 자신을 '이미담의 오빠'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A씨의 계속된 추궁에 자신이 그동안 여대생이라고 속여왔던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B씨가 A씨에게 자신의 '셀카'라며 보낸 사진 속 여성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을 도용한 것이었고 합격증도 검색을 통해 구한 대학 합격 페이지 캡처 사진이었습니다.

B씨는 검색을 통해 모 여대 단체 채팅방에 들어갔고 그 곳에서 A씨 외에도 다른 학생 5명과 연락을 하며 주소, 전화번호, 사진 등 개인정보를 알아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는 "여성인 줄 알고 1년 동안 연락을 해왔는데 제 개인정보, 사진, 이름, 생일, 대학교, 학과 등이 알려졌다는 게 굉장히 불안하다"며 "잠도 잘 못 자고 그랬다"고 불안을 호소했습니다.

이들은 경찰에 신고했지만 남성을 처벌할 근거가 마땅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조만간 피해자를 불러 조사한 뒤 B씨에게 적용할 혐의를 검토할 방침입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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