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돌아 온 먹튀' 복귀전 바라보는 日팬 복잡한 심경, 왜?
입력 2021-06-23 14:30  | 수정 2021-06-23 14:32
요미우리 야마구치의 복귀전을 바라보는 일본 팬들의 심정이 복잡하다. 잘해도 실망스럽고 못해도 아쉬운 상황이다. 사진=요미우리 SNS
'돌아 온 에이스' 야마구치(34.요미우리)를 바라보는 일본 야구 팬들의 시선이 복잡하다.
일본에서 확실한 성과를 거둔 에이스의 복귀를 반기면서도 야마구치가 너무 잘하는 것도 어딘지 찜찜한 감정을 복합적으로 느끼고 있다.
야마구치는 23일 도야마에서 열리는 요코하마 DeNA전에 선발 등판한다. 일본 복귀 후 첫 등판이다.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트리플A 새크라멘토에 소속되어 있던 야마구치는 2일에 인스타그램으로 귀국한다고 보고. 10일에 친정인 요미우리와 계약이 발표되어 2년만의 일본 야구계 복귀가 정해졌다.
요미우리는 하루가 급했다.
에이스 스가노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 선발의 기둥으로 기대가 되는 야마구치다. 미국에서 귀국해 2주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거쳐 20일에 2군의 훈련에 합류했다. 그리고 단 사흘만에 1군 마운드에 서게 됐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보내다 귀국했다해도 실전 훈련도 없이 1군 경기에 투입하는 건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요미우리가 급하다는 것을 뜻한다. 야마구치에 대한 기대도 엄청나다는 걸 알 수 있다.

23일의 DeNA전은 도쿄돔이 아닌 도야마에서 개최된다. 데이터로 보면 야마구치는 지방에서 경기에 무척 강했다. 요미우리로 이적한 후 지방 구장에서 6경기에 등판해 5승 1패, 평균 자책점 1.29를 기록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실전 조정 없이 1군 선발은 부상의 리스크도 있어 팀으로서 큰 부담이 되는 등판이다.
야마구치는 요미우리에서 뛰던 2019년에는 26경기에 등판해, 15승을 기록하는 등 리그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2019년 오프에 포스팅 시스템으로 요미우리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불펜으로 17경기에 등판해 2승 4패, 평균 자책점 8.0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635만 달러의 연봉 값을 전혀 못하며 먹튀 취급을 받았다.
이번 시즌은 트리플A에서 5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 6.17을 올리는데 그쳤다.
일본 Jcast 뉴스는 23일 "2년 만에 일본 야구계에 복귀한 야마구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한편으로 복잡한 심경의 팬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일본 프로야구 관련 SNS에서는 "일본에서 야마구치씨의 투구 볼 수 있는 것은 즐거움", "오랜만의 선발이니까 타선 엄호 부탁합니다"등의 소리가 보이는 한편, "트리플A로도 이길 수 없는 투수에게 당하면 일본의 체면이..."라던가 "칠 수 없으면 마이너로부터...", "일본 야구계의 힘을 보여줘"라는 코멘트도 다수 올라와 있다.
요미우리는 선두 한신과의 3연전에서 2승 1패로 앞서 현재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탔다. 스모크의 전격 퇴단이 있었지만 부상으로 빠졌던 마루, 가지타니가 복귀.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윌러는 22일 DeNA전에서 규정타석에 도달해 리그 타율 톱에 섰다. 스모크의 퇴단으로 타격 저하가 염려됐지만 타선의 기세가 돌아오고 있다.
Jcast 뉴스는 "야마구치는 메이저리그에서 미끄러지기 쉬운 공식구의 대응에 괴로워해 결과를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에이스 스가노가 빠진 지금, 코칭 스태프의 기대는 크다. 일본 야구계 복귀 후 첫 선발 마운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그의 오른팔이 주목된다"고 소개했다.
과연 야마구치는 복귀전에서 어떤 투구를 보여줄 수 있을까. 그 어느 쪽도 응원하기 어려운 일본 야구 팬들의 심정이 가까이 느껴지는 듯 하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