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MBN 백브리핑] 또 등장한 '경선 연기론'…역대 대선은 어땠나?
입력 2021-06-22 14:59  | 수정 2021-06-22 15:36
【 앵커멘트 】
민주당, 지금 경선 연기론을 두고 당이 떠들썩하죠.
경선 연기론, 이번에 처음 나온 게 아닙니다.
매 대선 때마다 반복되는 양상인데요. 윤지원 기자와 백브리핑에서 짚어보겠습니다.

【 질문1 】
윤 기자, 먼저 경선 연기에 가장 반대하는 사람이 이재명 지사 아니겠어요?
오늘 경선 관련해서 인터뷰가 있었더라고요?

【 기자 】
어제 한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 공개됐는데 이재명 지사, 경선 연기론에 대해 "개인적 유불리를 따지면 그냥 경선을 미루자고 하는 게 훨씬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당에 대한 신뢰는 그 이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당의 신뢰 차원에서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그러면서 이렇게도 말했습니다.

이 지사는 "9월에 하는 거랑 11월에 하는 거랑 국민 생각이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이죠.

이 지사는 이번 대선에서 경선 연기는 없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관련 발언 들어보시죠.


『SYNC: 이재명 / 경기도지사 (지난 12일)
"(경선 연기에 대한 입장은) 변한 건 없습니다. 정치에서는 신뢰가 중요하고, 신뢰는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데서 옵니다. 한때 가짜 약장수들이 기기묘묘한 묘기를 보이거나 평소에 잘 못 보던 희귀한 동물들을 데려다가 사람들을 모아 놓은 다음에 가짜 약을 팔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런 식으로 약을 팔 수 없습니다."

『SYNC: 이재명 / 경기도지사 (오늘)
"그래서 우리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원칙 없는 승리보다 차라리 원칙 있는 패배를 선택하는게 결국은 이기는 길이다, 이렇게 말씀하시기도 했던 겁니다. 문제는 우리 당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신뢰가 훼손되고 결국에는 소탐대실의 결과가 되기 때문에…."』

다만, 친문진영을 중심으로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서라고 경선 흥행을 위해서는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당헌 100조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일 전 180일까지 경선을 마무리해야 하는데요,

다만,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가 달려 있어서 당 지도부의 판단에 따라 시기 조정은 가능합니다.


【 질문2 】
시계를 돌려보면 지난 대선 때도 경선 연기 얘기가 나오지 않았어요?

【 기자 】
네, 맞습니다.

대선 경선 시기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대선에서도 있었죠.

당시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당내 주류, 그러니까 친문진영은 대선 180일 전인 2017년 6월까지 후보를 정해야 한다는 입장었습니다.

지금과는 반대죠?

반면, 비주류 주자들은 경선을 7월이나 8월로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이재명 지사, 이때는 경선 연기를 주장했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모습 보실까요?

『SYNC: 추미애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2016년 8월)
"안희정 지사님, 이재명 시장님, 공정한 대선 경선 반드시 중심 잡고 지키겠습니다. 모두 함께 모셔서 공정하고 깨끗한 경선, 우리 정당사에 길이 남을 역동적인 경선을 우리 함께 만들어냅시다."』

『SYNC: 이재명 / 당시 성남시장 (2016년 9월)
"문재인 후보가 전에 대선까지 출마했던 유력 정치인이니까 지금은 인지도가 높고 하니까 뭐 아무래도 우세를 점하고 있겠죠. 룰이 아직 미정이긴 합니다만 그 당시의 룰 정도로만 정리가 돼도. 저는 바뀔 가능성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누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 질문3 】
바로 직전 대선이었는데, 지금과는 정 반대군요?

【 기자 】
경선을 연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쪽이나, 연기해야 한다는 쪽이나, 이유는 지금과 비슷합니다.

원칙 고수를 주장하는 쪽은 대선 본선을 내실있게 준비하기 위해서는 경선 이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들었고요,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쪽은 경선을 흥행시키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었는데요.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거였겠죠?

당시 지지율입니다.

1위 주자인 문재인 당시 후보를 따라잡으려면 시간이 필요했던 거겠죠?

그런데 이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대선이 크게 앞당겨지면서 이런 논의는 무의미해졌습니다.


【 질문4 】
그럼 그 이전에는 어땠나요?

【 기자 】
물론 지난 2012년 있었던 제18대 대선에서도 같은 주장이 나왔습니다.

당시에는 런던 올림픽이 있기도 했고, 바로 이 인물이 갑자기 등장하면서 경선을 늦출 수밖에 없었는데요,

누군지 짐작이 가시죠?

말 그대로 돌풍을 일으켰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입니다.

당시 서울대 교수였던 안철수 대표를 경선 레이스에 포함하기 위해 경선을 선거 전 80일로 무려 100일이나 늦췄는데요,

하지만, 결국 대선 레이스는 문재인 캠프와 안철수 캠프 둘로 나눠 진행됐고, 이후 단일화에서도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했죠?

당시 모습 준비해봤습니다.

『SYNC: 안철수 / 당시 무소속 대선 후보 (2012년 11월)
"(문재인 당시 후보 측에) 깊은 실망을 느꼈습니다. 단일화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정을 통해서 양쪽 지지자들을 설득하고 힘을 모아서 거기서 선택된 후보가 저는 정권교체, 그리고 정치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과정보다 결과에만 연연하고 이것을 경쟁으로 생각한다면 그 결과로 이기는 후보는 대선 승리를 할 수 없습니다. 국민들께 많은 염려를 끼쳐드려서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대로 가면 대선 승리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박근혜 당시 후보에게 패했는데요,

다만, 이때는 확실한 경선 연기 명분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명분이 없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 앵커 】
결국, 원칙이냐, 흥행이냐 이 부분으로 갈리는 것 같은데, 민주당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보도록 하죠.
윤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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