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파키스탄 총리 "여성 노출이 남성 유혹한다는 건 상식" 발언 논란
입력 2021-06-22 11:32  | 수정 2021-06-22 11:40
사진 = 악시오스 온 HBO 인터뷰 장면 캡처
‘악시오스 온 HBO’에 출연해 한 발언 또 논란
지난 4월에도 "여성 옷차림이 성폭력 유발할 수 있어"

여성들의 옷차림이 성폭력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해온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다시 한번 비슷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1일 ‘악시오스 온 HBO에 출연한 임란 칸(68) 파키스탄 총리는 여성의 노출이 남성을 유혹한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칸 총리는 파키스탄과 서구와 완전히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면서 만약 여러분이 사회 내 유혹을 야기하고, 갈 곳 없는 젊은이들이 그 유혹에 사로잡힌다면 분명 모종의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여성의 옷차림이 그런 유혹의 일부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는 질문엔 여성이 옷을 거의 입지 않고 있다면 로봇이 아닌 이상 남성은 영향을 받는다. 그것은 상식”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인터뷰 진행자가 해당 발언과 크리켓 스타로서의 과거를 결부시키려 하자 이것은 나에 관한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 관한 것”이라면서 내 우선순위는 우리 사회를 어떻게 잘 굴러가게 하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급증하는 성범죄를 어떻게 제어할지 의논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에 대해 칸 총리의 전 부인 레함 칸(48)은 표심을 얻기 위해 꾸며낸 발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BBC 기상캐스터로 활동했던 그녀는 2015년 1월 20살 연상의 칸 총리와 재혼했지만 9개월 만에 이혼 통보를 받은 바 있습니다.

레함 칸은 사석에서 그의 견해와 다르다. 다소 자유로운 생활을 하는 그이기에 나는 그가 의도적으로 그런 말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여성 이슈에 관심도 없는 칸 총리가 보수적인 파키스탄에서 표를 얻으려 한 발언이라고 짐작된다는 것입니다.
사진 = 악시오스 온 HBO 인터뷰 장면 캡처

칸 총리는 4월에도 비슷한 발언으로 여성 단체, 인권단체, 시민들의 분노를 폭발시킨 바 있습니다. ‘성폭력 방지를 위해 정부는 무슨 조치를 했느냐는 시민 질문에 모두가 의지력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유혹을 없애려면 여성들이 옷을 얌전하게 입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성폭력 증가의 원인은 방탕함에 있다”면서 인도와 서구, 할리우드 영화 등 음란물이 영향을 미쳤다고 발언했습니다.

파키스탄은 매일 최소 11건의 성폭행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지난 6년 동안 2만2000건 이상의 성폭행 사건이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그러나 가해자들이 유죄 판결을 받은 건 전체의 0.3%에 해당하는 77건에 불과해 성폭력 사건에 대한 법적 처벌이 미미하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이에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해 12월 화학적 거세법을 도입하고 성범죄 전담 특별법원 신설을 통해 중범죄의 경우 사건 발생 후 4개월 이내에 신속하게 재판을 마무리하게 하도록 한 바 있습니다.

한편 크리켓 국가대표로 1992년 크리켓 월드컵 우승을 견인, 국민적 영우 반열에 오른 칸 총리는 영국 명문 옥스퍼드대학교 출신으로 완벽한 배경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계 입문 후 반정부 시위를 이끌며 지지를 얻었고, 20018년 8월 제22대 파키스탄 총리에 취임했습니다.

당시 칸 총리는 이슬람권에서 여성 억압의 관행으로 여겨지는 ‘트리플 탈라크 방식을 이혼 시 사용해 주목을 받았는데 ‘트리플 탈라크는 이슬람 사회에서 남자가 너와 이혼하겠다”는 의미의 ‘탈라크를 3번 외치는 즉시 이혼이 성립되는 제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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