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與, 오늘 의총서 '경선 연기' 논의…지도부, '원칙론' 고수할까
입력 2021-06-22 08:54  | 수정 2021-06-29 09:05
송영길 "의총은 '경선 연기' 결정 단위 아냐"
'원칙론' 주창해온 당 지도부, 의총 이후 결단 내릴까 관심
지도부 결정 방향과 무관하게 이 지사에 유리하단 관측도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오전 의전총회를 열어 대선 경선 일정에 대한 막판 의견 수렴에 나섭니다.

현행 일정 유지를 주장하는 이재명계와 경선 연기를 요구하는 비(非)이재명계 간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이날 의총은 이른바 '이재명 대 반(反)이재명'의 전면전 양상을 보여온 경선 연기 문제가 극적으로 봉합될지, 파국으로 이어질지를 보여주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66명 연판장 써 열린 의원총회…계파 충돌 불가피


민주당 지도부는 당초 지난 18일 대선 경선 연기 문제를 매듭지으려다 복병을 만났습니다. 당내 의원 일부가 의원총회를 공식 요구한 것입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들과 만나 경선 연기 문제를 재논의하고 연기 불가를 확정한 후, 저녁쯤 대선 경선을 관리할 대선기획단의 인적 구성 일부를 발표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선 연기를 주창한 당내 다른 대선주자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전날인 17일 오후 연판장을 돌리면서 경선 연기를 공식 논의할 의원총회 개최를 압박하고 나선 것입니다. 연판장에 이름을 적은 의원들은 의총 소집 요건인 의원수의 3분의 1을 넘어서는 66명에 달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주말, 이재명계 의원들과 비(非)이재명계 의원들간 설전이 오고갔습니다. 그리고 결국 의원총회가 열리는 오늘(22일), 의원총회에서는 '대선 경선에 대해 선거일 180일 전까지 후보를 선출한다'고 규정한 민주당 당헌 제88조를 지키자는 이재명계 의원들과, 대선 흥행이라는 상당한 사유를 들어 연기를 주장하는 비(非)이재명계 의원들 간에 치열한 맞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송영길 "의총은 결정 단위 아냐"…지도부 결단에 관심


하지만 이날 펼쳐지는 의총에서 격론이 오간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방향이 정해질 수는 없습니다. 의총은 경선 연기를 결정하는 단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송 대표는 21일 오후 전남 무안군 김대중광장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동상에 헌화한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의총은 경선 연기 문제를 결정할 수 있는 단위는 아니다"라며 의원총회에서 나온 의견을 잘 수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송 대표는 당무위원회나 전 당원 투표를 통해 경선 일정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당헌·당규 단서 조항은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당무위 의결을 통해 (일정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당무위 의장인 당 대표는 당무위 소집 권한을 갖고 있고, 모든 당규에 대한 총괄적 집행 권한을 갖고 있다. 상당한 사유가 있어 당무위에 부칠 사안이냐 아니냐는 대표와 지도부가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 지도부 관계자도 "찬반 의견이 팽팽해서 결론 내리기 어려우니 당무위에서 결정하자고 판단을 미루면 당 대표로서 리더십이 손상되는 부분을 무겁게 느끼실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때문에 오늘(22일) 의총이 끝나고 당 지도부가 최고위를 열어 경선 연기 문제에 관해 매듭을 지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경선 연기 파동', 여권 대선구도 흔들까


한편 이번 경선 연기 파동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 지사만 이득을 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경선 일정을 당헌·당규대로 고수할 경우 연기 찬성을 주장했던 측이 의총을 무리하게 소집했다는 비판에 휩싸이며 '이재명 대세론'만 굳혀지는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만약 이 지사가 당내 갈등 타개를 위해 경선 연기를 수용한다면 최근 '약장수 발언' 등 상대편에서 제기하던 부정적 이미지를 타개하고 당을 위해 희생한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지사와 더불어 경선 연기에 반대한 박용진 의원이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경우 원칙을 지켰다는 이미지를 쌓으며 이른바 '빅3'로 묶여 있는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아성을 넘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미 박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깜짝 3위를 여러 차례 했었고, 추 전 장관의 경우에도 강성 당원의 지지를 바탕으로 정 전 총리의 지지세를 이미 넘어섰다는 평가도 나오기 때문입니다.

각양각색의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어떤 격론이 오갈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백길종 기자 / 100road@mbn.co.kr ]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