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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불효자’ 된 터커, 어디서부터 꼬였을까 [MK시선]
입력 2021-06-22 07:02 
부진에 허덕이는 KIA타이거즈 프레스턴 터커에게 조정할 시간이 주어졌다. 다만 시간이 그리 많이 남은 것 같지는 않다. 사진=천정환 기자
KIA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31)가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부진에 허덕이던 터커를 주시하던 KIA 벤치가 결단을 내렸다. 타이거즈 역사상 가장 빼어난 외국인 타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1년 만에 불효자 신세가 됐다.
올 시즌 터커는 21일 기준 61경기에서 타율 0.245 4홈런 29타점 20득점으로 극악의 부진에 빠져있다. 장타율은 0.349, 출루율도 0.342에 그치고 있다. 무엇보다 해결사로서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득점권 타율은 0.235다.
제레미 헤즐베이커의 대체 선수로 2019시즌 KBO리그에 데뷔한 터커는 그해 95경기서 타율 0.311 9홈런 50타점 50득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이어 2020년 142경기서 타율 0.306 32홈런 113타점 100득점을 기록했다. 타이거즈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타자가 30홈런-100타점-100득점 기록을 달성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955로 출중했다. 타이거즈의 효자 외국인 선수로 역사에 남을 듯 했다.
KIA도 105만 달러라는 거액을 안기며 터커를 잡았다. 하지만 터커는 1년 만에 확 바뀌었다.특히 장타율 0.349는 외국인 타자 10명 중 꼴찌다.
터커의 부진은 자연스레 KIA타선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팀 타율은 0.253으로 10개 구단 중 8위에 위치하고 있지만, 홈런은 21개 뿐이다. 1위 NC다이노스(85개)의 4분의 1수준인 압도적인 꼴찌다. 잔루는 546개로 압도적 1위다. 팀 장타율도 0.330으로 역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KIA타선의 부진은 복합적으로 볼 수 있다. 최형우와 나지완의 부상 터커의 부진이 겹쳤다. 지난 시즌 두자릿수 홈런을 쳐줬던 거포들이 나가 떨어지니 호랑이 군단의 발톱은 무뎌질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타선 부진의 중심에는 터커가 자리잡고 있다. 2020시즌을 앞두고 벌크업을 통해 장타력 증강에 나서며 변신에 성공했던, 터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또 다른 변신에 나섰는데,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다. 바로 1루수 변신이었다. 팀의 요구에 맞춰 외야수에서 1루수로의 포지션 전환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의 외야 수비가 수비 범위 등에서 아쉬움이 큰 가운데 KIA는 주전 1루수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터커도 대학(플로리다대) 2학년까지 주포지션이 1루수였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부진에 빠지자 결국 원위치인 외야수로 돌아갔다. 다만 지난 2년 간 가장 많이 뛴 우익수보다는 좌익수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6월 타율은 0.172이고 1홈런 4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팀이 스윕당한 18일부터 20일까지 잠실 LG트윈스 3연전에서는 수비에서도 불안한 장면을 보여줬다. 타격이 흔들리며 수비까지 영향을 주는 모양새였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타이밍 자체는 괜찮았는데, 결과가 좋지 못했다”며 감쌌다.
그러나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터커에게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다만 터커에게 시간이 많이 남아있을지는 알 수 없다. KIA는 4연패를 당하며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꼴찌로 추락했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터커의 효도가 절실한 시점이기도 하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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