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 6일만에 1억명에 백신 접종 완료…누적 10억명 넘었다
입력 2021-06-21 18:28  | 수정 2021-06-22 08:42

중국이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0억회 접종을 돌파했다. 인구 대비 접종률에서는 영국(64%), 미국(53%), 독일(51%)에 못미치지만 접종량으로는 독보적인 1위다. 외신들은 이를 내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앞둔 정부의 강력한 접종의지, 산발적인 지역감염, 지방정부의 미접종자 차별 정책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접종통계를 제공하는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21일 현재 10억1048만회 접종을 마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SCMP)는 "중국이 5월 백신 생산을 늘린 이후 6월 하루 평균 1825만회를 접종했고, 14억 인구의 40%에 접종을 마친다는 1단계 목표를 이달 말 달성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중국 접종량이 전세계에서 제공한 25억회 접종 중 약 40%에 해당한다고 언급했다.
중국은 시노팜 등 자국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주로 접종한다. 이 백신은 2회 접종시 코로나19 감염예방 효과(유효성)이 51%로, 개발 초기 '물백신'이라는 의심을 받았다. 백신 회의론자가 많아 초기 1억명 접종시에 25일이 소요됐다. 최근에는 1억명 접종에 걸리는 시간이 6일로 단축됐다.

랴오닝과 안후이, 광둥 지역에서 코로나19 지역 감염 사례가 발생하자 '중국에서 아직 코로나19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위기감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환구시보는 세 지역에서 감염자가 나온 후 일일 백신 접종량이 감염 이전 보다 두 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이달 말까지 전체 인구의 40% 접종 목표를 달성하라고 독려하면서 지방 정부들이 '당근'과 '채찍'을 병행한 것도 유효했다.
SCMP에 따르면 지역 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은 지역 지방 정부는 백신 접종자에 현금 쿠폰이나 식용유, 우유, 계란 또는 티슈 등을 제공하며 2회 접종을 홍보한다. 공공기관이나 국영기업 등에 근무하는 사람은 필수로 접종해야 한다.
지방 정부에서는 예방접종을 받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전략도 사용했다. 이달 초 허베이성 일부 도시에서는 백신 접종 증명서를 소지한 주민만 병원, 슈퍼마켓, 식당, 영화관 등 공공장소 입장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일부 쇼핑몰 등에서도 백신접종자만 출입을 허가했다 이후 불만이 높아져 취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백신 접종 속도전은 공급량 대비 접종률이 낮은 일본이나 홍콩 등과는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코 스위 컹(Khor Swee Kheng)싱가포르 국립대 교수는 "관념, 문화, 정부에 대한 신뢰 등의 영향으로 국가별로 백신 접종에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백신 접종의 장점과 위험성에 대해 투명하게 알리는 게 도움이 되지만, 때로는 단순히 주위 사람들이 백신을 맞는 걸 보고 안심해 접종하는 사람이 많아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영국과 미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나타나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해 예방효과를 높이는 것을 다음 과제로 삼고 있다. 인구대국이다보니 100명당 투여량을 높이는 것도 도전과제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100명당 72회 접종해 전세계 29위 수준이다. 아랍에미리트 연합(100명당 144회), 미국(100명당 95회)보다 낮다.
천시 예일대 공중보건학 조교수는 "다음 단계로는 지역, 인구간 접종 격차를 해소하고, 노인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보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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