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돈 없다"면서 가상화폐 5억 원 보유한 쇼호스트 '덜미'
입력 2021-06-21 16:23  | 수정 2021-06-21 16:39
21일 오전 경기도청 구관2층 브리핑룸에서 김지예 공정국장이 체납자 보유 암호화폐 전수조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 = 경기도
가상화폐 120억 원 보유하고도
재산세 500만 원 안 낸 사례도

지난 4월 서울특별시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지방세 체납자의 암호화폐를 압류한 가운데 이번에는 경기도가 체납자의 암호화폐 보유를 조사해 체납자 대상 가상화폐 압류조치를 시행했습니다.

오늘(21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방세 체납자 14만 명을 대상으로 가상화폐 보유 내역을 전수조사한 결과 1만2613명에게서 암호화폐 530억 원을 적발해 즉각 압류조치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최근 암호화폐 투자자와 거래금액이 급격히 증가해 암호화폐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시행됐으며 체납자 암호화폐 단일 조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1만2613명의 총 체납액은 542억 원에 이릅니다. 수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고도 지방세를 체납한 사람들 가운데 의사, 유명 쇼호스트 등이 무더기로 적발된 겁니다.


사례 별로 살펴보면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A씨는 3년 전부터 1700만 원을 체납했지만 비트코인 등 28억 원을 보유하고 있었으면 매년 수억원의 수익을 얻는 유명 홈쇼핑 쇼호스트 B씨는 5년 전부터 2000만 원을 체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쇼호스트 B씨는 "재산과 소득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5억 원을 은닉한 사실이 밝혀져 압류 조치됐습니다.

또 경기도 일대에 주택 30여 채를 보유한 임대사업자 C씨는 암호화폐 11억 원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방소득세 3000만 원을 내지 않고 있었습니다.

암호화폐 120억 원을 보유하고도 재산세 500만 원을 내지 않고 있다가 덜미를 붙잡힌 사례도 있었습니다.

경기도는 체납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압류한 가상화폐를 대상으로 추심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난 4월에 서울시가 고액 체납자 1566명의 코인 251억 원 어치를 압류 조치하자 체납자 가운데 상당수가 "세금을 낼테니 코인을 돌려달라"고 읍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지예 경기도 공정국장은 "추가 조사를 통해 체납자들이 다른 거래소에 보유하고 있는 암호화폐도 찾아 압류하고 남은 금액도 다른 재산 추적을 통해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 heyjude@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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