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고차가 신차보다 비싸다고?"…반도체 수급난에 가격 급등
입력 2021-06-21 14:57  | 수정 2021-06-28 15:05
인기 차종, 출고까지 수개월 대기해야
관계자 "6~7월 중고차 가격 더 오를듯"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신차 출시가 지연되면서 일부 중고차는 신차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등 중고차 시장이 초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어제(20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기 차종의 출고 대기 기간이 3~6개월 이상 소요되면서 중고차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현대차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투싼 가솔린·디젤 인스퍼레이션 트림은 지금 계약하면 출고까지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며, 준중형 세단 아반떼, 소형 SUV 코나도 3개월 가까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아의 하이브리드 차량은 6개월 이상, 소형 SUV 셀토스, 준대형 세단 K8, 다목적차량(MPV) 카니발 등은 계약에서 출고까지 수개월 가량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신차 출고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중고차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출시한 지 얼마 안 된 일부 중고차 가격은 트림에 따라 신차를 추월하기도 했습니다. 예로 기아의 카니발 4세대 9인승 모델은 신차 가격이 4천105만 원이나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엔카닷컴에서는 중고차 시세가 4천167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차의 투싼 하이브리드 인스퍼레이션 트림 모델(주행거리 1천183㎞)도 신차 가격은 3천467만 원이지만 중고차 가격은 이보다 283만 원 비싼 3천750만 원에 형성됐습니다.

비싼 가격의 중고차들은 주행거리 1천~2만㎞ 이내, 무사고, 풍부한 옵션 등의 공통점을 갖췄습니다. 중고차 업계에선 여름 휴가철을 앞둔 이달부터 내달 사이 중고차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차 출시가 지연되면서 A급 중고차를 잡기 위한 딜러들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라고 전했습니다.

중고차 가격 급등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달 중고차 시세가 1년 만에 29.7% 급등했습니다. 지난 5월은 전달 대비 7.3% 오르며 미국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한편,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자동차 회사들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근무 체제를 조정하며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도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지난 14일부터 일주일간 가동 중단했으며 기아는 지난달 27∼28일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을 멈췄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jejuflower@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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