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너 없이 어떻게 살아…나도 데리고 가거라" 순직 구조대장 어머니 '오열'
입력 2021-06-20 14:36  | 수정 2021-06-20 14:56
20일 경기도 하남시 마루공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 빈소에서 동료 소방관들이 조문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아이고 내 새끼, 너 없이 어떻게 살아…나도 데리고 가거라"
지난 19일 경기 하남 마루공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동식 구조대장(52·소방경) 빈소에서 김 대장의 어머니는 먼저 간 아들 소식에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영정 앞에 앉아 목놓아 울던 어머니는 손자·손녀를 바라보며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어서 어떻게 하니"라며 흐느꼈다. 단상에는 김 대장의 소방모와 그가 생전 현장에서 입던 기동복이 곱게 개인 채 놓여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김 대장과 함께 근무했다는 소방관 A 씨(56)는 "쿠팡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하기 하루 전 열린 소방기술 경연대회에서 김 대장이 이끄는 팀이 입상해 광주소방서가 축제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 황망하다"며 "다부진 모습으로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봐도 망설이지 않고 뛰어들던 동료가 그립다"며 말끝을 흐렸다.
20일 경기도 하남시 마루공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 빈소에서 동료 소방관들이 조문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1995년 초임 시절부터 김 대장과 고락을 함께한 같은 경기도 광주소방서 조우형 119구급대장(소방위)은 "위험한 현장에서도 2차 위험요인을 줄이기 위해 늘 공격적으로 화재 진압을 하던 선배였다"며 "구조대장 역할을 맡아 대원들과 가장 위험한 곳에 투입되면서 가장 먼저 들어가고 가장 마지막에 나오던 분이었는데 그게 이런 참변으로 이어졌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김 대장의 직장 동료인 한 구조대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구조대 임무를 하는 구조대원으로서 정작 구조대장님께서 건물 안에 계시는데도 화재 열기 때문에 진입조차 못 하는 상황이 무기력했다"며 "일분일초 흐르는 시간이 아주 두려웠다"고 말했다.
20일 경기도 하남시 마루공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 빈소에서 동료 소방관들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 대장의 영결식은 오는 21일 오전 9시 30분 광주시민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으로 거행된다.
경기도는 고인에게 지난 18일자로 소방경에서 소방령으로 1계급 특진과 녹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장의위원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맡는다. 영결식 후 고인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김 구조대장은 지난 17일 발생한 경기도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현장에 출동해 연소 확대 저지와 인명 수색을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가 실종돼 48시간 만인 19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1994년 4월 고양소방서에서 소방조직에 투신했으며 지난해 1월부터 광주소방서 구조대장으로 근무했다. 27년 경력의 베테랑 소방관으로 소방서장 소방행정유공상과 재해예방유공 경기도지사 표창장 등 각종 표창을 받았다.
[이천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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