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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Fed, FRB…대체 누가 누구? 한번에 정리 [11화]
입력 2021-06-20 06:02  | 수정 2021-07-02 09:44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가 4000만개를 넘어섰습니다. 주식을 시작한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위 말하는 핫한 섹터나 종목에 투자하는, 공부하지 않는 쉬운 투자는 매우 위험합니다. 투자는 운이 크게 좌우하는 분야이지만 늘 행운이 따르지는 않고, 계속 행운에 베팅하는 것은 도박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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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마무리됐습니다. 다소 '매파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데요. 오늘은 세계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FOMC, Fed, FRB…누가 누군지 헷갈려요.

출처:연방준비제도 공식 홈페이지

▷FOMC, Fed, FRB가 최근 기사에 자주 등장합니다. 가끔 기사에 섞어 나와 헷갈리는데요. 이 셋은 대체 무슨 관계일까요. 간단히 정리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한국은행과 같은 곳이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입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앞글자를 따서 FRS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앞글자를 따서 the Fed 혹은 Fed라고 더 많이 부릅니다. 우리말로는 '연준'이라고 부르고요.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거나 발표하는 주체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주로 등장하게 됩니다. Fed는 한국처럼 단일기관이 아니라 여러 구성부분이 하나의 연합체계를 이루는 '시스템'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 연준 이라는 미국의 중앙은행 시스템 아래 각각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기구인데요. 아래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에는 12개의 연방준비은행이 있습니다. 미국 전역을 12개의 연방준비구로 나누어 각 지구마다 연방준비은행을 둡니다. 뉴욕, 댈러스, 리치먼드, 미니애폴리스,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 시카고, 애틀랜타, 캔자스시티, 클리블랜드, 필라델피아 이렇게 12개입니다. 이들을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이라 부르는데, 아래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약자가 FRB로 같아 헷갈릴 수 있습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 of Governors·FRB)는 연준(Fed)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입니다. 가장 중핵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죠. 이 기구의 주요 역할은 앞서 말한 12개의 연방준비은행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지급준비율(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아들인 예금 중에서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 이 비율을 늘리면 은행이 적립해야 하는 돈이 많아져 시중의 돈은 줄어들게 되어 통화량 조절 효과가 있음) 등을 결정하고요. FRB는 7명의 이사로 구성됩니다. 이 7명의 이사는 대통령이 임명하고 상원의 인준을 거쳐 임명됩니다. 이 7명의 이사 중 대통령이 4년 임기의 의장을 임명하는데, 그 사람이 바로 현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인 거죠.

사실 가장 자주 접하게 되는 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입니다. 쉽게 말하면 FOMC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개최하는 경제정책(통화정책)회의 혹은 경제정책을 논의하고 합의하는 산하 위원회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약간의 구성은 다르지만 한국의 기준금리를 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와 비슷한 조직이죠. FRB 7명의 이사와 12개 연방준비은행 총재들 중 5명, 총 12명이 위원으로 참여합니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당연직 위원이고 나머지 네 자리는 11명의 연방은행 총재가 1년 주기로 차례로 돌아가면서 합니다. 제롬 파월은 FRB 의장이자 이 FOMC 위원장입니다.
FOMC 회의는 통상 1년에 8차례(1·3·4·6·7·9·10·12월) 열립니다. 이 자리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평가와 함께 통화 공급량과 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죠. 최근에는 금리를 언제 인상할지와, 테이퍼링(양적완화 정책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가는 것)을 언제 단행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죠.
참고로 모든 회의의 결과를 발표하는 시각은 언제나 오후 2시 15분(한국 시각으로는 다음날 새벽 3시 15분)으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모임 3주 후 정규 회의의 의사록이 대중에게 공개됩니다. 지난 16일 회의 의사록은 다음달에 발표되겠죠.

왜 이렇게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나요

▷연방준비제도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하나의 중앙은행(single central bank)이라는 개념을 의도적으로 거부하기 위해서"라는데요. 독특하게도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공공도 아니고 민간도 아닌 그 중간지대에 있는 기구입니다. 민간 금융회사들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지만, 또 의장 등을 미국 대통령과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해서 공적 통제를 하죠. 12개 지역 연준으로 권한을 나누고, 정부와 시장 그 중간에 두고, 여러 명의 위원이 참여하도록 해 권력을 분산하는 시스템을 고안한 것이죠. 괄호 안에 원문을 첨부합니다. (The framers of the Federal Reserve Act purposely rejected the concept of a single central bank. Instead, they provided for a central banking "system" with three salient features: (1) a central governing Board, (2) a decentralized operating structure of 12 Reserve Banks, and (3) a combination of public and private characteristics.) 물론 거대 금융 재벌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시스템으로 만들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FRB 이사들이 퇴임 후 거대 금융회사로 이직하는 등의 문제가 있거든요. 애초 연준이라는 시스템 자체가 대공황 시기 JP모건이라는 미국 최대 금융회사의 주도로 만들어지기도 했고요.

제롬 파월은 누구?


▷요즘 가장 '핫'한 제롬 파월은 현 FOMC 위원장이자 FRB 의장입니다. 연준 의장은 세계 경제의 대통령이라고 불리면서 미국 대통령 못지않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리로 여겨집니다. 그의 '입'에 따라 전세계 금융시장이 출렁거리거든요.
제롬 파월은 2011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 연준 이사로 임명되었습니다. 이후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존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재임하지 않고 제롬 파월을 후임 의장으로 지명했습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인데 그의 연임 여부 역시 시장의 관심사입니다. 참고로 재닛 옐런 전 의장은 현재 미국의 재무부 장관이죠.
파월은 프린스턴대 정치학과 조지타운대 법학 전공 이후 월가의 소형 투자은행에서 재직하다가 부시 정부 때 미국 재무부 차관을 지낸 이력을 갖고 있는데요. 임기 초기에는 경제학 전공자들이었던 이전 의장들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습니다. 경제 학위를 갖지 않은 첫 의장이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몇 년간 의장으로서 연준을 무난히 이끌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 금리 인상을 결정해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을 해고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죠. 사실 항상 중앙은행 수장과 대통령은 각을 세우는 경우가 많아요. 대통령은 늘 자신의 재임 기간 동안 경제 부양을 위해 낮은 금리를 유지하길 원하는데, 중앙은행은 지나친 경기 과열에 찬물을 끼얹는(금리 인상) 역할을 해야하거든요.
재닛 옐런 의장이 비둘기파라면, 제롬 파월 의장은 '올빼미파'로 분류되는데요. 비둘기파와 올빼미파의 의미는 아래에서 설명드릴게요.

비둘기파 매파의 의미는?

▷금리 인상 시기가 오면 비둘기파와 매파라는 단어가 많이 언급되는데요.
매는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을 가진 사냥의 명수인데요. 이 때문에 정치적으로 강경하고 엄격한, 보수적인 사람들을 매파라고 부릅니다. 경제적 관점에서 매파는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정책을 펼치고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이들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중시하죠. 반면 비둘기파는 정치·사상·언론 또는 행동이 과격하지 않고 온건한 방법을 취하려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통용됩니다. 시장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한 양적완화와 금리 인하 정책 등에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이들을 뜻하는데요. 비둘기파는 매파에 비해 경제 성장을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의 인플레이션은 용인하자는 입장이죠.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그래서 금리 인상에 대한 시그널이 나타난 이번 FOMC를 두고 사람들이 "매의 발톱을 드러냈다"는 표현을 쓰는 겁니다.
한편, 다른 새도 있는데요. 바로 중립파인 '올빼미파'입니다. 현 Fed 의장인 제롬 파월은 중립적인 성향을 지닌 '올빼미파'로 평가되고는 했죠.

금리는 어떻게 누가 결정하나?

6월 점도표

▷금리는 파월 위원장 혼자 결정하는 게 아닙니다. 앞서 말한 FOMC에서 다수결로 결정됩니다. 그래서 금리 인상이나 인하를 결정하더라도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요. 이를 '소수의견'이라고 하죠.
다수결로 이뤄지다 보니 금리 결정 전 점도표를 시장에서는 예의 주시하는데요. 점도표는 연준 위원 18명(회의 참석은 12명) 각자의 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입니다. 위원 각자가 익명으로 도표상에 자신의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한다 해서 점도표(Dot Plot)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3·6·9·12월, 즉 매 분기 한 번씩 발표되는데요. 점이 어디에 많이 분포돼 있느냐를 통해 의견이 어디로 모일지를 예측하는 거죠.
실제로 연준이 지난 15~16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FOMC를 연 이후 공개한 점도표가 화제가 됐는데요. FOMC 위원 18명 중 내년 기준금리 인상을 점친 위원은 지난 3월 4명에서 이번에 7명으로 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시장은 후년(2023년)을 주목하는데요. 2023년에도 제로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본 위원은 18명 중 5명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늦어도 후년부터는 올린다는 데 다수 의견이 형성된 거죠.

중요한 뉴스들이 많아 계속 미뤄지고 있는데요. 다음 화에서는 원래 이번 화에서 다루기로 했었던 초보 투자자들이 조심해야 할 '상장폐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화면 하단의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김연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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