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불타오르는 미국 부동산…악취 진동 흉가가 6억 원 넘어
입력 2021-06-19 16:18  | 수정 2021-06-19 16:30
'지옥의 집'이라 불리는 미국의 주택 매물 / 사진 = REDFIN 캡쳐
미국서 수년간 방치된 주택 매물로
집안 곳곳에 스프레이 낙서·악취 진동
"62만 5천 달러에 사겠다" 구매 제안도
미국도 주택가격 강세…범 세계적 현상

미국 콜로라도주의 콜로라도스프링스 지역에서 수년간 방치된 집이 57만 3,493달러, 우리 돈 약 6억 5천만 원에 매물로 나와 현지에서 크게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집안 곳곳 낙서…악취까지

'지옥의 집'이라 불리는 미국의 주택 매물 / 사진 = CNN 캡쳐

현지시간 18일 CNN은 부동산 중개업체 팰컨 프로퍼티 컴퍼니의 중개인 미미 포스터가 집값이 치솟자 시험삼아 '유령 폐가'나 다름없는 집을 내놨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집은 외관은 멀쩡하지만 내부는 검은색 스프레이로 온통 칠해져 있었습니다. 지하실 냉동고에 썩은 고기가 방치돼 심한 악취가 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19년까지 주택에 살던 세입자는 집세를 내지 못해 쫓겨나게 되자 분풀이로 집을 엉망으로 만들었습니다. 이후 대출을 갚지 못한 집주인은 집을 압류당할 위기에 처했고, 코로나19로 압류가 일시 유예됐지만 결국 흉물이 된 주택을 그대로 주택시장에 내놓게 된 것입니다.
'지옥의 집'이라 불리는 미국의 주택 매물 / 사진 = CNN 캡쳐

해당 주택은 통상 75만 달러에서 80만 달러 정도에 거래되는 주택들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수리만 제대로 할 수 있다면 10만 달러 이상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 문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포스터 씨는 "이런 물건을 시장에 내놓을 적절한 때가 있다면 바로 지금"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강렬한 냄새입니다. 포스터 씨는 덴버에 거점이 있는 투자자로부터 62만 5천 달러에 구매하겠다는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직접 살펴보지 않는 투자 제안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주택 투자 제안을 전하는 업체 관계자와 통화에서 "직접 와서 냄새부터 맡아봐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미쳤다"

세계적인 부동산 광풍이 불고 있다는 CNN 보도 / 사진 = CNN 캡쳐

부동산 시장 광풍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CNN은 또다른 기사에서 "낮은 재고와 급증하는 수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달아오른 시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57개 국가의 상황을 반영한 IMF의 글로벌 주택가격 지수는 2017년 2분기 158.9로 전 고점이던 2008년 1분기 158.53을 넘은 뒤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한 2020년에도 주택가격 지수는 감소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최근 통계는 2020년 3분기 169.7입니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주요 경제강국에서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10% 이상 오르고 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글로벌 주택가격 지수 / 출처 = IMF

미국의 온라인 부동산 중개 사이트 REDFIN에는 매물로 올라온 주택 가운데 54%가 상장 가격보다 높은 값에 판매됐습니다. 역대 최고 기록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블룸버그의 이코노미스트 니라 샤는 최근 대출 비용이 상승하게 되면 시장이 "심각한 시험에 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방준비은행은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로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마이매미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건축업계 관계자는 "좋은 시기가 끝나지 않았다"며 주택 수주 잔고와 신규 주문이 계속 강세라고 밝혔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 신동규 기자 / easternk@mbn.co.kr ]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