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성폭행 의혹' 기성용 측 변호사 돌연 사임?…"노코멘트" [종합]
입력 2021-06-18 16:59  | 수정 2021-06-25 17:05
폭로자 측 박지훈 변호사 "기성용 변호인 사임"
기성용 측 변호사 "노코멘트…시간 달라"
소속사 측 "공식 사임 아냐…사유 못 들어"

초등학교 시절 후배를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나온 축구선수 기성용(32·FC서울) 측 변호사가 돌연 사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임 이유를 두고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기성용 측 변호사 돌연 사임…사유 오리무중

어제(17일) 한 매체는 기성용의 성폭행 의혹을 폭로한 A 씨와 B 씨 측 법무법인 현 박지훈 변호사가 "기성용 측 변호인이 오늘 찾아와 사임하겠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기성용의 법률대리인인 C 변호사는 그제(16일) 기성용에게 사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박 변호사는 "C 변호사가 나를 찾아와 이 사건에서 손을 떼겠다는 말을 반복하며 미안하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기성용 측 변호사는 "노코멘트 하겠다"며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성용의 소속사 C2글로벌 측도 "아직 C 변호사가 공식 사임한 상태가 아니다"라며 "사임 의사 표명 여부나 사유에 대해 전해 들은 것이 없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오늘(18일)도 기자가 C2글로벌 측에 사임 이유를 묻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소속사 측과의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기성용 성폭행 의혹…"대국민 사기극" vs "명예훼손"


기성용의 성폭행 의혹은 지난 2월 폭로자 A 씨와 B 씨가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C 선수와 D 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불거졌습니다.

폭로 당시에는 선수 이름 언급 없이 이니셜만 나왔으나 지역을 비롯해 연령대, 국가대표 출신 등의 키워드로 C 선수가 기성용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에 기성용은 해당 의혹을 부인하며 이들에게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해 고소장을 접수했고, 5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습니다.

지난 3월 경찰에 출석해 고소인 조사를 받은 기성용은 "사실대로 다 진술했다. 충분히 이야기했기 때문에 수사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수사해줄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조사에 출석한 폭로자는 기자들에게 "기성용이 다른 후배를 통해 사과하겠다는 뜻을 전하며 폭로 내용이 '오보'라는 기사가 날 수 있도록 부탁했다"면서 "바라는 것은 사과 한마디다. 금전적 보상은 전혀 원치 않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폭로자 측, 기성용 변호사 고소…지연되는 진실 공방전


그리고 지난달 24일, 기성용 측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서평 송상엽 변호사는 폭로자가 중학교 후배를 통해 "'기성용에게 오보라고 해주고 돈 받아야지'라고 제안했다"며 육성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폭로자들의 법률대리인은 송 변호사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하고 2억 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폭로자 측에서 기성용 측 송 변호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을 두고 송 변호사는 "수사를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다"며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지길 원한다던 피의자 측이 돌연 경찰서를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아무 조사 준비가 안 된 다른 경찰서로 사건이 이송되면 조사 개시까지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모르는 변호사는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송 변호사가 일정별로 나열한 내용에 따르면 ▲ 3월 22일 기성용이 서초경찰서에 고소장 접수 ▲ 3월 31일 기성용 경찰 조사 ▲ 4월 한 달간은 아무 수사도 진행되지 않음 ▲ 4월 27일 서초경찰서에서 '폭로자들이 조사 일정을 미뤄달라고 했다'는 사실 확인 ▲ 5월 12일 폭로자들이 경기 양주 경찰서로 사건 넘겨달라고 신청 ▲ 5월 24일 폭로자 중 한 명 첫 조사 순으로 사건이 진행됐습니다.

이에 폭로자 측 박 변호사는 "사건 이송은 피고소인으로서 정당한 요구"라며 "원래 피고소인 주소지에서 수사하는 것이 경찰 수사의 원칙이기 때문에 주소지에서 받겠다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고의로 수사를 지연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지난 6일 고소장 열람·등서를 하기로 했고 경찰과도 이야기됐던 부분"이라며 "보통은 고소장 열람·등서를 한 뒤 피고소인 날짜를 잡는데 지난달 말에 갑자기 출석요구서가 왔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성폭행 의혹→투기 의혹까지…"답답하고 괴로운 마음"

한편, 성폭행 의혹 수사 과정 도중 기성용은 농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기성용은 그의 아버지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과 광주 서구 금호동 일대 논·밭 등의 농지가 포함된 필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허위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한 혐의(농지법 위반)와 토지 일부를 불법적으로 형질 변경한 혐의(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로 수사를 받았습니다.

당시 기성용은 "아버지가 축구센터를 건립하겠다고 해서 돈만 보냈다"라고 해명했고, 아버지 기 전 단장 또한 "아들 이름으로 축구센터를 운영하는 게 내 꿈이었고,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일 뿐"이라고 논란을 일축했습니다.


경찰은 기성용이 농지 구매 과정을 인지했거나 관여했는지의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했으나 진술을 뒤집을만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그를 불송치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기 전 단장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기성용 몰래 농지법 위반 등의 행위를 했다며 '양벌규정'을 적용했습니다.

성폭행 의혹에 이어 투기 의혹으로 다시 한번 경기 외적인 잡음이 일게 된 기성용은 "또 SNS를 통해 입장을 표명하게 될 줄 몰랐는데 참 답답하고 괴로운 마음"이라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jejuflower@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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