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왜 야간 근무는 남직원만?" 포항시 숙직 양성평등 논란
입력 2021-06-18 11:30  | 수정 2021-06-18 11:51
포항시청 전경 / 사진=포항시청 제공
포항서 남자 공무원만 야간 숙직 근무 논란
당직 개선 설문조사서 80% 女 숙직 찬성

"왜 남성 공무원만 피곤한 야간 숙직을 해야 하고 근무 순환 주기도 짧죠?"

경북 포항시가 남성 공무원들에게만 야간 숙직 근무를 하도록 해 양성평등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어제(17일) 포항시에 따르면 시는 시청, 남·북구청에서 야간 숙직을 남성 공무원만 하게끔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평일 일과 시간을 끝낸 뒤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아침 9시까지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반면 여성 공무원 토,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직만 수행합니다.

더욱이 남성 공무원은 시청에서는 2개월에 한 번, 남·북구청에서는 0.5개월에 한 번꼴로 숙직을 하고 있으며 여성 공무원은 시청에서는 6개월에 한 번, 남·북구청에서는 1.5∼2.5개월에 한 번꼴로 일직을 하고 있습니다.


근무 주기마저 남성 직원들이 더 짧자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똑같은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음에도 숙직 근무에서만 평등권을 무시하고 남자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불만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일자 시는 지난해 10월 당직 운영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해당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689명 가운데 80%가 여성 공무원 숙직에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시는 "당시 설문조사 참여율이 28%에 그쳐 결과의 대표성이 부족하다"며 "설문조사를 다시 하고 서면 설문조사를 병행한 뒤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겠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포항시 관계자는 "숙직 제도 개선에 대해 노조와 논의 중"이라면서도 "함께 근무하는 남성 공무원들과의 숙박 문제 등 여러 가지 사안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기에 당장 여성 공무원들을 숙직 근무에 투입하는 것은 어렵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포항시 공무원 노조 측은 "숙직 근무제도를 폐지하고 숙직 근무를 전담하는 외부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포항시와 논의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jejuflower@mbn.co.kr ]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