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람 발길 끊긴 휴전선 일대, 멸종위기 44종 살아남아
입력 2021-06-18 08:56  | 수정 2021-06-18 09:37
【 앵커멘트 】
전쟁은 끝났지만, 휴전선은 지금도 긴장이 감도는 곳이죠.
하지만, 사람의 발길이 끊긴 그곳이 야생 동물들에겐 마지막 쉼터 같은 곳이기도 합니다.
휴전선 일대에서 살아가는 멸종위기 동물의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멸종위기 1급, 천연기념물 217호 산양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인적이 드문 이곳에선 산양도 카메라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갑작스러운 촬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지런히 일을 하는 이 작은 벌레의 이름은 애기뿔소똥구리입니다.

멸종위기 2급 곤충입니다. 」

환경부가 2015년부터 5년 동안 휴전선 일대 민간인 통제선 북쪽 지역을 조사해보니 멸종위기종 44종이 발견됐습니다.


「눈 덮인 깊은 산에선 사향노루가,」

「풀밭에선 알록달록한 빛깔을 뽐내는 표범장지뱀이 나타났습니다.」

「개천에서는 물장군·꾸구리가 모습을 드러냈고, 하늘을 날아가던 큰기러기도 땅으로 내려와 잠시 숨을 돌렸습니다.」

한때는 한반도의 산과 강을 마음껏 돌아다녔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등쌀에 밀려 휴전선 바로 아래에 터를 잡은 멸종위기 생물들입니다.

「민통선 북쪽 지역 면적은 우리나라 면적의 1%에 불과하지만, 서식하는 생물은 우리나라 전체 생물종의 16%에 달합니다.」

▶ 인터뷰 : 유호 /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
- "1km²면적당 생물종의 수를 비교한 결과, 민북(민간인 통제선 이북) 지역은 국가의 중요한 법정 보호지역인 국립공원과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가 되었습니다."

「환경부는 야생동물의 보금자리가 된 휴전선 일대의 생태계 보존 방안을 관련 부처와 함께 마련할 계획입니다.」

MBN 뉴스 이권열입니다.

영상편집 : 김민지
영상제공 : 환경부
그래픽 : 유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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