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로 성소수자·난민출신 등 기용…'다양성' 집중
입력 2021-06-18 08:12  | 수정 2021-09-16 09:05
창사 후 45년 만에 어머니날 마케팅 펼쳐
2015년 점유율 32%→2019년 21% 하락
매출부진, 이미지가 아닌 '품질'이 원인 비판도

인기 슈퍼모델들이 대거 출연하는 패션쇼로 유명한 미국의 여성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이 시대 변화에 맞춰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1995년부터 시작된 빅토리아 시크릿의 패션쇼에는 하이디 클룸이나 타이라 뱅크스 같은 세계적인 슈퍼모델이 출연했고, 전 세계 TV에 방영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동안 빅토리아 시크릿은 남성이 원하는 여성의 매력을 속옷에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지시간으로 어제(17일) "빅토리아 시크릿이 동성애자 축구선수와 브라질 출신 성전환 모델 등 성 소수자와 함께 아프리카 난민 출신 모델과 여성 사진작가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여성들을 모델로 기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지난 2019년 마른 체형의 모델이 아닌 일반 여성의 몸매에 가까운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기용한 적이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성 소수자까지 포함한 모델을 전면에 내세워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2월 최고경영자(CEO)로 승진한 마틴 워터스는 "빅토리아 시크릿은 세상의 변화에 너무 늦게 반응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임산부용 속옷을 만들지도 않았고, 여성 관련 물품 판매가 급증하는 시즌인 어머니날에도 따로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창사 45년인 올해 처음으로 빅토리아 시크릿은 어머니날에 마케팅 활동을 펼쳤습니다.

임신한 모델을 기용한 데 이어 조만간 임산부용 속옷도 출시할 계획입니다.

이번에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이 된 미국 여자축구팀 주장 메건 러피노는 이와 같은 변화에 반가움을 표했습니다.

러피노는 "동성애 여성으로서 여성의 매력이 무엇인지 깊게 생각하곤 한다"며 "전통적인 의미에서 섹시하다는 속옷을 입어야 섹시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NYT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이 같은 변화가 실제 매출로 이어질지는 지켜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빅토리아 시크릿의 점유율은 2015년 32%에서 작년에는 21%까지 하락했습니다.

빅토리아 시크릿 임원 출신인 신시아 피두스필즈는 "지금까지 빅토리아 시크릿 매출의 대부분은 여성의 성적 매력을 앞세워 올린 것"이라며 "변신 시도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이런 대대적인 이미지 변신을 소개하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SNS 게시물에선 다양한 비판이 제기됐고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한 누리꾼은 "원래 모델들로 돌려놓으라"며 "다양성을 보고 싶으면 난 '마트'에 갈 것이다"는 의견을 밝혔으며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또한 빅토리아 시크릿의 매출 부진에는 단순히 이미지 문제가 아닌 떨어진 품질과, 그런 품질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 때문이라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누구를 모델로 내놓는 지 신경 쓰지 않는다"며 "빅토리아 시크릿의 속옷 끈은 수도 없이 부러졌다. 그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없다"는 등 경험담을 얘기하며 낮은 품질을 지적했고 많은 이들이 공감을 보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MBN APP 다운로드